3년 만에 30배 증가한 트래픽… ‘공짜로 통신망 달라’는 넷플릭스

인터넷 기본 원칙이 공짜?…‘전송료’ 개념 만들어낸 넷플릭스
하지만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 내야 하는 건 '접속료'
넷플릭스가 컴캐스트에 지불한 것과 유사
사적인 합의라는 넷플릭스
4155억 매출에 세금 21.8억으로 절세한 넷플릭스
한국 첨단망도 공짜로 사용하게 둬야 하나
  • 등록 2021-05-02 오후 4:37:06

    수정 2021-05-03 오후 11:20:25

[이데일리 김현아 노재웅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넷플릭스가 국내에 상륙한 뒤 3년 만에 데이터 통화량(트래픽)이 30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SK브로드밴드는 한국과 일본 간 50Gbps 전용회선을 넷플릭스 전용으로 확보하는 등 막대한 국제망 증설 투자를 하고 있지만, 넷플릭스는 ‘망이용대가를 낼 필요가 없다’며 한국 법원에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방송통신위원회 재정으로 진행되다가 불리해지자 넷플릭스가 민사소송으로 방향을 튼 것이어서 6월 25일로 예정된 1심 선고에 국내 IT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인터넷 기본 원칙이 공짜?…‘전송료’ 개념 만들어낸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자신들의 주장이 ‘전 세계 누구나 평등하고 자유롭게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다’는 인터넷의 기본 정신을 수호하는 것처럼 말한다.

소송대리인인 오상진 법무법인 김앤장 변호사는 “인터넷의 기본 원칙에서 (넷플릭스는) 접속료는 내야 하나 전송료는 내지 않아도 된다”며 “원고(넷플릭스)는 통신사(ISP)를 거치지 않고 자체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을 통해 도쿄와 홍콩에 연결 가능한 상태로 둔다. 이 연결지점에서 콘텐츠를 당겨서 이용자에게 전송하는 역할은 피고(SK브로드밴드)역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주장은 △초기 인터넷 NSFnet에서도 대학·연구소 등이 접속료(Access fee)를 냈다는 점 △전세계 콘텐츠기업(CP)이나 통신사들은 접속료를 줄이기 위해 트래픽을 물물교환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는 점 △전송료(Delivery Fee)라는 개념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굳이 말한다면 접속료, 즉 망이용대가만 존재한다는 점)△일본·홍콩에 있는 넷플릭스의 OCA(콘텐츠전송네트워크를 내재화한 것)에서 SK브로드밴드를 연결할 때 접속료가 발생하는데 넷플릭스는 이를 내지 않는다는 점 등으로인해 설득력을 잃고 있다.

넷플릭스 스스로 접속료를 내야 한다고 했다면, 일본과 한국, 홍콩과 한국을 잇는 SK브로드밴드 전용회선 가격(망이용대가)은 넷플릭스 부담이라는 의미다.

조대근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는 “넷플릭스(CP)가 SK브로드밴드(ISP)에 액세스해서 ISP 가입자까지 콘텐츠를 전달하는 데 필요한 요금은 접속료에 해당한다”며 “이는 넷플릭스가 컴캐스트에 지불한 것과 동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사적 합의라는 넷플릭스…한국 첨단망, 글로벌 CP는 공짜로 ?


이에 오 변호사는 “몇몇 경우들은 모두 사적 합의에 따른 것으로 넷플릭스에 망이용대가를 내라고 할 근거는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태도는 한국 법원을 우롱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SK브로드밴드 측 소송대리인인 강신섭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넷플릭스는 접속과 전송을 구분하지 않는 전기통신사업법, 미국 연방규정집, EU 등을 무시하고 용어 정리도 안 된 내용을 한국 법정에서 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넷플릭스로부터 정당한 망이용대가를 받는 것은 △디즈니+ 등 잇따를 글로벌 CP들의 국내 망 이용 시 국내 CP들과의 형평성을 보장하고 △인터넷 요금폭등 우려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넷플릭스 측은 SK브로드밴드에 망이용대가(접속료)를 내면 마치 콘텐츠의 질이 저하될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오히려 넷플릭스가 한국의 첨단 통신망을 지금처럼 공짜로 이용하면 국내 통신사의 비용 증가로 인터넷 요금이 인상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415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한국에 낸 세금은 21억8000만원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코리아가 네덜란드법인에서 이용권을 구입해 이걸 다시 한국이용자들에게 재판매하는 방법을 썼기 때문이다. 이런 방법으로 한국 매출의 80%인 3200억 원이 네덜란드 법인으로 넘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세금도 스마트하게 ‘절세’하는 넷플릭스가 힘없는 국내 통신사에게 망 사용료도 안내는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돼야 할까.

넷플릭스코리아 관계자는 “브로드밴드는 망이용대가만이 트래픽 증가를 해결하는 방안인듯 주장하나 OCA(넷플릭스가 콘텐츠전송네트워크를 내재화한 것)를 국내에 두면 트래픽의 절대 양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SK브로드밴드관계자는 “네트워크 기술혁신은 라스트마일을 CP에게 제공하는 통신사들이 주도하고 있다”면서 “국내 ISP의 전용회선과 설비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용대가를 지급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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