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 성장률 1년째 0%대..수출·제조업은 마이너스

한은, 3분기 GDP 속보치 발표
수출, 금융위기 이후 큰 폭 감소..제조업은 금융위기 이후 첫 감소
세월호 벗어난 민간소비, 플러스 전환..기저효과에 불과
정부 재정이 이끈 성장률..세수 부족에 한계 있어
  • 등록 2014-10-24 오전 11:51:21

    수정 2014-10-24 오후 1:32:44

[이데일리 최정희 조진영 기자] 3분기 경제성장률이 0.9%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분기 성장률이 1년째 0%대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하던 수출과 제조업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면서 앞으로의 경제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점이다. 인구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로 내수가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출마저 흔들려 성장동력을 찾기 어려운 상태에 빠졌다. 위태로운 성장세는 내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란 우려다.

정부 재정지출이 이례적으로 대폭 늘어나면서 성장률 0.9%를 간신히 떠받쳤지만, 정부도 세수 부족에 시달려 마냥 재정을 늘리기 어려운 입장이다.

비상 걸린 수출·제조업..흔들리는 대중 수출

<자료: 한국은행> 2014년 3분기 성장률은 속보치.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중 실질 GDP는 전기비 0.9% 증가했다. 2분기 세월호 참사 사건 여파로 민간소비가 침체되면서 0.5%로 가라앉았던 성장률이 소폭 회복되긴 했으나 1년째 0%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내용을 뜯어보면 설상가상으로 성장에 대한 위기감은 더 커졌다.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수출과 제조업이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성장 동력이 흔들리고 있다. 수출은 전기비 2.6% 감소해 지난해 3분기(-1.1%)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폭도 2008년 4분기(-4.3%) 이후 가장 컸다. 제조업 역시 0.9% 감소했다. 2009년 1분기(-2.4%)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설비투자는 비행기 등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0.8% 감소해 1분기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정영택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중국으로의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해외에) 나가 있는 반도체, LCD 등의 가공무역 수출이 줄어들고 있다”며 “스마트폰이 애플과 중국 샤오미 등에 끼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 등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여기에 자동차 파업과 엔화 가치 하락 등도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대중(對中)수출이 (5월부터) 네달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다 플러스로 돌아서긴 했지만, 내년 이후에도 (이러한 부분이) 구조적인 요인(수출 둔화)이 될 수 있다”며 “(대중 수출에서) 중간재 비중이 높은데다 중국 자체 생산능력이 개선되면서 굳이 한국에서 수입하지 않아도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중국 경제가 위축되면 우리나라는 직격탄을 맞는 셈”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환율(원화 강세)로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불리해지고 있는데 제품 경쟁력까지 떨어지는 것은 신경써야 할 부분”이라고 우려했다.

민간소비가 1분기 만에 플러스(1.1%)로 돌아서면서 세월호 여파에선 벗어났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긴 어렵단 분석이 나온다. 더구나 0.9%의 성장률도 정부 재정이 이끌었단 해석이다. 정영택 국장은 “지방선거와 세월호 사건의 영향으로 미뤄뒀던 지방 정부의 예산이 집행되면서 성장률에 기여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정부가 세수부족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성장률을 떠받치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세월호 여파가 민간소비에서 벗어나고 있지만, 내수가 본격적으로 회복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4분기엔 세부 부족으로 정부 소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단 한은은 4분기 성장률이 전기비 0.9~1.2%를 기록하면 올 성장률 3.5%를 달성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분석했다.

“어려움 커진 성장”..‘단기 처방’ 말고 내수 살리는 구조개혁

수출 경기가 쉽게 살아나기 어려울 것이란 점은 계속해서 성장에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는 데다 엔저 등 환율도 걸림돌이다. 여기에 스마트폰을 비롯해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전기·전자제품이 중국 저가 모델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수출 전망을 불투명하게 하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주도의 단기 부양책보다는 내수활성화를 위해 구조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임진 연구위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분기별 잠재성장률이 1.1~1.2%에서 0.7~0.8% 정도로 낮아졌는데 0.9% 성장률이면 잠재성장률 수준”이라며 “경기대응 측면에서 재정을 늘리거나 기준금리를 내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좀 더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그동안 단기 부양책을 많이 시행했지만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등으로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새로운 서비스업 산업을 만들어 대규모로 내수를 확장시키려는 노력들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문종 수석연구원은 “재정을 풀고 금리를 내리는 것도 투자를 늘리기 위한 정책으로 긍정적이나 장기적으로 구조적인 문제를 고쳐야 한다”며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데 오히려 소비재 등을 수출하려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모가 더 빛나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