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배 증원' 충북대의대 교수 "카데바 10구로 200명 실습 불가"

'의대 정원증원' 집행정지 심문기일 출석 전 기자회견
충북대의대, 올해 입시부터 '49명→200명' 4배 증원돼
'실습파행' 우려…"교수90명, 400명수업·500명진료 못해"
"의료 수가 개선 없이 지역 필수 의료 보장되지 않아"
  • 등록 2024-03-22 오전 10:50:58

    수정 2024-03-22 오전 11:14:50

[이데일리 김윤정 백주아 기자] 정부가 대학별 의과대학 증원분을 확정한 가운데, 정원을 4배 이상 더 받게 된 충북대 의대 소속 교수가 “200명을 수용할 수 없는 교육환경에 대한 책임이 학교와 의대 교수들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중국 충북대 의대 교수회장은 22일 “현재 49명 정원을 기준으로 1년에 시신 10구를 기증받는다”며 “입학정원이 200명이 되면 어떻게 교육을 진행해야 할지 걱정된다. 이 부분은 총장도, 교육부도 풀 수 없다”고 했다.

전공의·학생·수험생들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심문기일인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왼쪽)최중국 충북대 의대 교수회장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백주아 기자)
최 교수는 이날 오전 서울 행정법원 13부(박정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인 전공의·의대생·수험생 대표 등 5명이 보건복지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를 상대로 낸 입학정원 증원 처분 집행정지 사건 심문기일 출석에 앞서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앞서 20일 정부는 내년도 의대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확정 짓고 비수도권에 82%(1639명), 수도권에 18%(361명)를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소재 의대 8곳은 증원하지 않기로 했다. 당장 내년부터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정원 50인 미만 ‘미니 의대’로 분류되던 17곳 중 15곳은 정원이 2배 이상 늘어 100명 넘는 정원을 운영해야 한다. 거점국립대는 대부분 200명 정원을 받게 된다. 충북대는 종전 49명에서 151명이 늘어난 200명으로 미니 의대에서 단번에 대형 의대로 올라선다.

당장 해부학 실습 과정에 필요한 ‘카데바’가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최 교수는 “현재 49명 정원을 기준으로 1년에 시신 10구를 기증받는다”며 “일반인으로부터 연평균 10구를 기증받는데 입학정원이 200명이 되면 어떻게 교육을 진행해야 할지 걱정된다. 이 부분(카데바 기증)은 총장도 교육부도 풀 수 없다”고 했다.

실습 교육을 진행할 교수진도 부족하다. 그는 “본과 3~4학년이 되면 임상교수로부터 환자진료·수술 등을 배운다”며 “임상교수 90명이 두 학년 400명을 가르치고 환자 500~600명을 보려면 실습수업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공의·학생·수험생들의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심문기일인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관계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울러 “학교가 제대로 교육환경을 갖추지 못해 한국의학교육평가원 평가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게 될 경우 4학년 학생들이 의사국가고시를 치를 자격이 박탈된다”며 “20명 수준의 증원을 원했는데 원치도 않게 200명으로 늘어 수용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는데 그 책임은 오로지 학교와 의대 교수들한테 돌아올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세옥 부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회장도 “지역 의대 정원을 늘린다고 해서 지역 필수 의료가 보장되는 것은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 의대 졸업생들은 수도권으로 대거 몰려간다”며 “현재 의료 수가 체제에서는 환자가 없는데 개원을 하면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수가 체제를 고치지 않는 한 지역에 대규모 병상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재도 수도권 의대 입학 정원보다 지역 의대 입학 정원이 훨씬 많지만 수도권 전공의 티오가 지방보다 더 많다”며 “지역 의대 졸업생이 수도권에서 수련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표정 굳은 탕웨이..무슨 일
  • 아슬아슬 의상
  • 깜짝 놀란 눈
  • "내가 몸짱"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