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다방" 지고 "별다방" 뜬다

  • 등록 2005-06-29 오후 4:09:36

    수정 2005-06-29 오후 4:09:36

[오마이뉴스 제공] 서울지역 젊은이들의 대표적 문화공간 중 하나인 "신촌"에는 명물로 자리잡은 다방이 하나 있었다. 독수리다방, 줄여서 "독다방"이라고 불리던 이곳은 인근 대학생들의 연락 장소로, 약속 장소로 큰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독다방"은 33년만에 문을 닫았다. 모임 장소를 알리는 쪽지를 걸던 게시판은 삐삐와 핸드폰의 등장에 밀렸고, 비교적 싼 차값에 제공되던 휴식공간은 보다 아늑한 커피숍에 젊은이들을 뺏겼다. "독다방"이 사라진 자리 바로 옆, 지금은 대형 커피전문점인 "할리스커피" 3층 건물이 들어서 있다. 지난 몇 년 사이 신촌에서 커피나 차를 즐기던 젊은이들의 문화가 바뀌고 있다. 다방이나 커피숍으로 불리던 찻집은 예전보다 찾기가 쉽지 않다. 대신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큰 거리에 스타벅스나 파스쿠치, 혹은 할리스커피와 같은 브랜드의 커피전문점이 대형 매장을 두고 있다. 옛 다방의 대표격인 "독다방"이 진 자리에 외국에서 들어온 "별다방(STARBUCKS)"이 뜨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왜 젊은이들은 테이크아웃 커피를 찾을까. "별다방"은 왜 뜨나? "그냥 일반 커피숍보다 깔끔하고 좋은 것 같아요. 일회용기에 담아주니까 위생상 문제도 없는 것 같고… 또 바쁜데 커피 한잔하려고 앉아 있는 것도 시간 낭비인 것 같고, 보통은 그냥 들고나오죠." 28일 오전 11시 스타벅스 신촌점 앞에서 만난 전지영(23)씨와 김정미(22)씨는 "바쁜 시간에 커피 한잔 마시기에 제격"이라며 스타벅스를 찾는 이유를 들었다. 김씨는 "오전에 강의 들으러 가거나 점심 먹고 나서 학교로 돌아갈 때 들러서 한잔씩 사곤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대학생인 최인성(25)씨는 "솔직히 "자판기 커피를 먹으면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고 커피값이 밥값과 비슷해 돈도 아깝기는 하다"라면서도 "들고 다니기 편해서 테이크아웃 커피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다른 커피전문점인 "파스쿠치"를 이용하고 있는 김경원(27)씨는 "일반 인스턴트커피와는 맛이 다르다"며 "사람들이 찾는 것도 원두커피의 향이 좋아서가 아니겠느냐"고 전했다. 이어 김씨는 "커피숍에서 파는 원두커피가 스타벅스나 다른 곳보다 가격이 싼 곳도 많지만, 왠지 모르게 그런 곳의 커피를 마시는게 더 아깝다"고 덧붙였다. 시간과 돈과 맛. 스타벅스나 파스쿠치와 같은 외국계브랜드의 테이크아웃 전문점이 신촌 일대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이유는 젊은이들의 기호를 알맞게 꿰뚫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이대앞에 1호점을 낸 것은 젊은이들이 꾸준히 정보를 공유하고 입소문을 내기 때문"이라며 "이대앞과 신촌에 매장을 처음 내 좌식문화만 가득했던 국내 식음료 문화에 "테이크아웃"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낸 것에는 젊은이들의 입소문이 충분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인지 테이크아웃 전문점의 매출도 매년 성장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경우, 지난 2002년 1월 문을 연 신촌점(35호점)은 하루 매출이 600만원에 이른다. 국내 1호점인 이대점도 하루 5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단일 규모로는 국내 최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광화문점(하루 800만원)에 비해 그다지 뒤지지 않는 수치다. 일반 커피숍, "친밀한 서비스"로 대형 전문점에 맞선다 이처럼 신촌 일대에서 외국계브랜드 혹은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세를 확장해 가고 있지만, 일반 커피전문점을 선호하는 발길도 끊이지는 않는다. 28일 오후 1시 연세대 근처에서 찾은 커피전문점에는 더위를 피해 들어온 손님들로 빈자리가 없을 정도. 이 곳에서 만난 이은진(28)씨는 "스타벅스 같은 커피전문점은 시끄럽고 복잡해서 잘 찾지 않는다"며 "오히려 한적하게 얘기 나눌 수 있는 일반 커피전문점이 성격에 맞는다"고 말했다. 앞서 만난 최인성씨도 "테이크아웃 커피를 선호하기는 하지만 매장에는 잘 앉지 않는다"며 "불편하고 뭔가 부산스럽다면서 잘 가지 않는 친구들도 많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일반 커피전문점들도 스타벅스와 같은 테이크아웃 전문점들과 차별화 된 친밀한 서비스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A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김아무개(48)씨는 "커피전문점이 많이 생겨서 신경 쓰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 커피숍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A커피숍의 하루 매출은 50∼100만원 정도. 김씨는 "리필을 해주거나 쿠키, 케익 등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손님들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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