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재워도 층간소음 민원…" 자폐아 부모 청와대 청원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이웃들이 무분별하게 층간소음 민원을 제기하며 자폐아인 아들을 인격모독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청원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됐다.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폐아동 가족을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 글에는 17일 오후 현재 5000명이 넘는 이들이 동의를 눌렀다.

청원글을 게재한 청원인은 인천시 서구 한 아파트에서 자폐장애가 있는 9살 아들과 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입주민들이 ‘아이가 귀신 소리를 낸다’고 표현하며 아이의 인격을 모욕하고, ‘부모가 아이를 방조한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2018년 아파트 입주와 동시에 가족의 불행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또 “일부 입주민이 ‘아이가 자폐아라서 이웃들에게 피해를 준다’면서 저희 가족이 빨리 다른 곳으로 이사 가면 좋겠다는 글을 입주민 전용 커뮤니티에 게재했다”고 설명했다.

청원인은 아이를 재운 상태에서도 관리사무소에서 ‘층간소음으로 민원이 들어왔다’는 전화를 받았고, 억울한 마음에 아래층에 이야기했다가 경찰에 신고를 당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계속되는 민원에 아이 엄마는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는 등 가족이 파탄 직전에 놓인 상황이라고도 했다.

청원인은 “자폐 장애아동이 산다고 아파트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며 “장애인 가정과 비장애인 가정이 함께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게 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