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중개보수 진짜 ‘공짜’예요”…개업공인 생존경쟁시대

평촌일대 ‘중개보수 무료’ 부동산 출현
기존 개업공인들 “생존권 위협” 반발
사모임 등 관행 사라지는 계기될지 관심
  • 등록 2021-06-23 오전 11:00:15

    수정 2021-06-24 오전 11:23:52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집 파시는 분들에게는 중개보수가 무료입니다.”

1기 신도시인 경기도 평촌 일대 부동산중개업소가 발칵 뒤집혔다. 반값 중개보수를 전면에 내걸고 영업을 한다는 ‘W’부동산에 이어 이번에는 아예 중개보수를 받지 않겠다는 광고로 고객을 유인하는 ‘K’부동산이 들어오면서다.

여기에 매도자와 임차인에게까지 무료로 중개하는 ‘Y’부동산까지 들어온다는 소문이 돌면서 평촌 일대 부동산 중개업계가 적자생존경쟁에 치닫고 있다.

법정 수수료를 매도·매수자에게 다 받는 일반 개업공인중개사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거세다.

평촌동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프롭테크 플랫폼인 직방이 중개업에 진출하면서 동네 부동산이 다 죽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기도 전에 중개보수를 안 받고 박리다매 전략으로 뛰어드는 업체들 때문에 기존 부동산들이 생계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고 하소연했다.

(그래픽= 김일환 기자)
일부 개업공인은 급기야 K부동산 입점이나 영업을 방해하는 등 생존권 사수전(戰)에 나섰다. K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기존 개업공인중개사들이 찾아와 ‘이런 식으로 광고하지 말아라’ ‘상도의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 등의 항의나 폭언을 많이 듣고 있다”고 했다.

K공인은 ‘허위매물 가두리 NO’ ‘집팔땐 중개수수료 0원’ ‘집 살땐 중개수수료 반값’이라는 문구로 광고하고 있다. 이 업체는 평촌 지역을 시작으로 의왕, 과천, 군포를 비롯해 내년께 법인을 만들어 서울 및 수도권 전 지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

기존 개업공인과는 달리 신생 업체들도 할 말은 있다. 관행적으로 사모임이나 사설망을 활용한 중개문화가 형성된 상황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의 가입비를 내고 사모임에 들어가 공동중개를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소위 ‘왕따’를 당해 영업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처한다.

사모임에서는 가두리 영업이나 담합행위, 허위매물, 허위·과장 광고 등의 불법행위가 적지 않았다. 지난해 2월에는 이 같은 폐단을 없애자는 차원에서 일명 ‘부동산담합처벌법’인 공인중개사법을 개정하기도 했지만 당시 해체하는가 싶던 사모임은 다시 활개 치는 분위기다.

신생업체들은 기존 중개문화를 거부하고 공정하고 깨끗한 중개문화를 선도하겠다는 명분으로 기존 중개시장에 나왔다. 중개보수 ‘반값’이나 ‘무료’라는 광고는 이들의 생존전략이자 차별화 전략인 셈이다. 이렇게 해야 고객이 찾아오고 매물을 내놓기 때문이다. 이를 빅데이터화하고 활용해 사세를 확장하는 곳도 있다.

부동산중개시장은 이제 막 생존경쟁시대의 막을 올렸다. 중개보수 1000만원 시대에 결국은 소비자의 선택에 이들의 생사가 달렸다.

평촌 신도시 내 B공인은 “중개문화나 시장이 이제는 바뀔 때가 됐다. 사모임을 꾸려 공동 중개하는 관행이 없어지고 신생업체들도 공정한 룰에서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며 “직방은 프롭테크 기술로 신생업체는 가격 경쟁력으로, 동네부동산은 오랜 경력과 매물을 보는 눈으로 손님과 교감하고 더 나은 서비스를 줄 수 있어야 각자 살아남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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