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성민 인턴기자] 1988년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팬암기 테러’ 사건의 피의자가 미국에 구금돼 있다고 11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미 법무부는 이날 팬아메리칸월드 항공사의 팬암 103편 여객기 폭파에 사용된 폭탄을 만든 혐의를 받는 리비아인 남성 아부 아글리아 모하마드 마수드의 신병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 스코틀랜드 경찰이 스코틀랜드 로커비에 추락한 팬암 103편 비행기의 잔해를 보고 있는 모습.(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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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12월21일 런던에서 뉴욕으로 향하던 팬암 103편은 스코틀랜드 남부 로커비 상공에서 폭발해 추락했다. 이 사건으로 미국인 190명을 포함한 탑승객 259명 전원과 마을 주민 11명 등 총 270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은 영국 내에서 벌어진 테러 중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낳은 사건으로 기록됐다.
앞서 미 법무부는 지난 2017년 마수드가 팬암기 테러에 사용된 폭탄을 제조했다는 내용을 자백한 인터뷰 문서를 입수했다. 리비아 카다피 정권의 정보요원으로 활동했던 그는 카다피 정권 붕괴 후 반군에게 붙잡혀 이같은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법무부는 2020년 12월 마수드를 팬암기 테러에 사용된 폭탄을 제조한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
미국이 마수드의 신병을 어떻게 확보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리비아 현지매체에 따르면 마수드는 지난달 말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됐다. AP는 납치가 리비아 당국에 의해 실행된 것이라고 마수드의 가족들이 주장하고 있다면서 지난해 리비아는 미국 측에 마수드의 신병을 확보하게 된다면 열린 자세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고 짚었다.
2001년엔 마수드와 함께 팬암기 폭파 테러에 가담한 전직 리비아 정보 장교 압델바셋 알-메그라히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그는 2009년 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고 석방됐다.
스코틀랜드 검찰청은 “영국 및 미국 수사 당국과 협력해 알-메그라히와 함께 팬암기 폭파에 가담한 사람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마수드는 조만간 워싱턴 DC 연방 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