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원 총장이 글로벌 연구중심대 '10개 육성' 강조한 이유는

UNIST 총장, 연구중심대 육성 필요성 강조
연구몰입환경 부재, 빈약한 대학본부 등 한계 직면
"혁신기술 연구중심대서 나와, 정부 과감한 지원 필요"
  • 등록 2024-02-23 오후 2:46:34

    수정 2024-02-23 오후 2:46:34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세계적인 이공계 대학 10개 육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연구몰입환경에 투자하자.”

이용훈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은 23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세계 일류 연구중심대학을 육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발표하고 있는 이용훈 총장.(사진=울산과학기술원)
이 총장이 연구몰입환경을 강조한 이유는 모더나 백신,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 등 최고의 연구중심대학에서 시작된 혁신기술이 세계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난양공대, 홍콩과기대가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POSTECH)을 추월한지 오래다. 그동안 대학에 1970년대 개도국형 운영 모델이 구축됐다면 이제는 정부가 과감한 정책 결단을 통해 선진국형 연구몰입환경에 투자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총장은 “1970년대 이후 KAIST를 중심으로 확산된 현재 과학기술 연구지원시스템은 응용 기술을 위주로 연구자 개인 지원에 집중해왔다”라고 지적하며 “이 방식이 개도국 방식의 ‘추격자형 연구중심대학 1.0’이라면 선도형(퍼스트무버) 연구중심대학 2.0 육성 체계를 갖춰야만 비로소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 총장에 따르면 기존 연구환경은 연구몰입을 방해한다. 가령 연구자가 직접 연구 과제부터 장비 관리까지 맡아서 해야 한다. 미국 MIT에는 교수 1명당 11명의 지원 인력이 있는 반면 제일 사정이 나은 국내 대학인 KAIST 등은 3명에 머물러 있다.

그는 “대학이 체계적인 연구몰입환경을 갖추려면 연구지원 전문인력을 지속으로 확보해야 하고, 연구장비 운용과 관리를 일원화해 전담하는 선진국형 연구지원시스템이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대학이 제대로 된 연구몰입환경을 마련하기 어려운 이유로 ‘재량껏 투자할 수 있는 재원 부족’을 꼽았다. 선진국에 비해 대학 본부가 인프라 구축과 인력 양성에 투자할 재원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빈약한 재정으로 자율성이 떨어지고, 10년 후 미래를 내다보는 새로운 연구 분야 투자를 어렵게 만든다.

이 총장은 대학의 재원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대학에 투자하는 연구비 증액, 연구 간접비 비율 상향 및 정률제, 일반대학진흥기금 도입을 제시했다.

이 총장은 “우리나라 전체 연구개발비는 100조 규모로 전 세계 5위지만 대학으로 오는 연구개발비는 그 중 9.1%에 그친다”라며 “혁신의 기반이 되는 기초연구비로만 따졌을 때 대학이 차지하는 비중이 3.6%에 불과해 증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간접비 비율도 높여야 한다고 봤다. 이 총장에 따르면 국내 기관의 간접비 책정기준은 연구비의 18~23%인 반면 미국은 35%에 달한다. 이 총장은 “연구 간접비는 현 상황에서 대학이 유일하게 연구몰입환경 조성에 투자할 수 있는 재원”이라며 “간접비 비율을 높이고, 간접비 비율을 고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책 이니셔티브 등을 통한 ‘일반대학진흥기금’ 형태 지원도 필요하다고 했다. 일반대학진흥기금은 연구개발과제 형태로 지원되는 기존 국가연구개발지원금과 달리 대학이 용처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재원이다.

이 총장은 “대통령이 내년도 예산 증액을 약속해 과학계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며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을 만들기 위해 정부가 과감한 결단과 투자로 선진국 수준의 대학지원 연구개발예산, 부유한 대학본부, 연구몰입환경 제공, 선진국 수준의 대학원생·연구원 인건비를 갖추는데 힘썼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총장은 이 같은 정책 제안을 담은 ‘세계일류대학 만들기 연구중심대학 2.0’을 내놨다. 기술 패권 시대에 연구중심대학의 역할과 의미, 선진국과 국내 대학 간 비교분석을 통한 연구중심대학 육성전략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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