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장 인공심장 이식유지 환아, "뇌사자 심장이식 받아 건강히 퇴원"

8개월간 체외형 좌심실보조장치로 건강 유지
세브란스 선천성 심장병 센터, 다년간 정립해온 협진 시스템의 성과
  • 등록 2020-05-11 오전 10:55:15

    수정 2020-05-11 오전 10:55:15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세브란스병원은 심근병증을 앓고 있는 박모 군(5)에게 ‘체외형 좌심실보조장치(LVAD)’를 이식해 국내 최장 기간인 8개월 동안 심장 기능을 유지하고, 뇌사자의 심장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수술을 받은 환아는 건강을 회복해 지난 4일 퇴원했다.

박군은 심장근육이 약해져 심장의 운동기능을 상실하는 희귀난치성질환 중 하나인 확장성 심근병증으로 지난 2년여간 치료를 받아왔다. 그러나 기저질환과 심한 승모판막 기능부전으로 심기능 저하가 악화돼 지난해 8월부터 에크모(ECMO) 치료를 받았다.

세브란스병원 선천성 심장병센터 소아심장과 김아영·심장혈관외과 신유림 교수팀은 환아의 남은 심장기능을 살리고자 에크모 치료 후 체외형 좌심실보조장치(LVAD)를 이식했다. 인공심장으로도 불리는 LVAD는 심장 내 좌심실 기능을 대체하는 장치로, 뇌사자 심장이식을 받을 때까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이식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박군은 또래 수준의 체중과 신체 성장을 점차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간혹 좌심실보조장치를 이식하는 것만으로 회복하는 경우도 있으나 선천성 확장성 심근병증 질병의 특성상 대부분은 심장이식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박군의 경우 LVAD 이식 전부터 심장기능이 매우 저하된 상태로 뇌사자 심장이식 수술만이 유일한 치료법이었다.

그러나 타 장기와 달리 뇌사자에게서만 얻을 수 있는 장기의 특성과 소아용 심장은 국내에서 매우 드물어 쉽게 구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소아용 심장이 구해질 때까지 환아가 건강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는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의료진들의 세심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신경계 합병증, 장치 기능부전 등의 위험이 따를 수 있어 집중관리와 관찰이 필수적이다.

박군은 8개월 간 의료진들의 관리를 받다 뇌사자로부터 심장을 기증받아 지난 4월 6일 심장이식 수술을 받고 지난 4일 건강히 퇴원했다. 심실보조장치로 부족한 심장의 기능을 보존했던 박군은 전신 장기의 기능과 성장 발달이 잘 이뤄져 성공적인 심장 이식수술과 수술 후 빠른 회복을 할 수 있었다.

수술을 담당했던 신유림 교수는 “워낙 심장기능이 약화되어 뇌사자 심장이식만이 유일한 치료였던 환아였고 환아 역시 이식수술을 받기 전까지 잘 견뎌주었다”며 “선천성 심장병 센터가 지금껏 정립해 온 다학제 협력 시스템을 통해 국내 최장 기간 동안의 소아 심실보조장치의 성공적 유지와 치료를 이루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아영 교수는 “두 차례의 큰 수술에 따른 다양한 위험요소들이 있었지만 세심한 감염 예방과 환아의 전신건강 유지를 위해 전 의료진이 노력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박군과 어머니(사진 앞줄 가운데)가 퇴원전 의료진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제공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박결, 손 무슨 일?
  • 사실은 인형?
  • 왕 무시~
  • 한라장사의 포효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