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K워치] 한은에 살포시 내려앉은 비둘기

금통위원들 “세계경제 성장세 완만해질 것” 한 목소리
이주열 총재 “환경 녹록치 않아”..완화적 통화정책 시사
일부 위원 ‘부동산 안정화’ 주장..고려요인서 배제
  • 등록 2019-01-16 오전 10:12:16

    수정 2019-01-23 오후 5:53:59

(이미지 출처=1001freedownloads.com)
[이데일리 안승찬 기자] 비둘기는 평화의 상징이자 완화적 통화정책의 상징이다. 한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에 비둘기가 살포시 내려앉았다.

15일 공개된 제25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지난해 12월26일 개최)에 따르면, 여러 금통위원들은 ‘2019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초안에 대해 “올해 세계경제 성장세가 전년에 비해 다소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을 기술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선진국은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신흥국도 지난해 비슷한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가겠지만, 불확실한 부분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우려다. 위원들은 글로벌 무역분쟁이 커지는 데다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 유로지역의 정치적 리스크까지 불확실성 요인이 잠재돼 있다고 걱정했다.

그렇다고 국내 경제가 좋은 것도 아니다. “올해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게 국내 경기를 바라보는 위원들의 공통적인 생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 둔화에 대한 걱정이 위원들의 머리 속에 떠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발언이 신중하기로 소문난 이주열 총재도 경기에 대한 우려감을 노골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이 총재는 연초 범금융 신년인사회 신년사에서 “덕담만 나누기엔 환경이 녹록지 않다”며 “글로벌 경기둔화 움직임이 뚜렷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외 리스크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한 대비 등에 대해 표현을 수정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실제로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유의”하고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점검을 강화”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일부 위원은 부동산 가격에 대한 걱정을 놓을 때가 됐다는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주택 매매가격과 관련해서는 초안에 “오름세 둔화”라고 써 있던 표현을 수정하자고 제안했고, 결국 올해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안에서는 주택 매매가격은 “대체로 안정세를 이어갈 전망”이라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대출 규제로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자금조달 여력이 줄어들었고, 부동산과 관련한 세제 강화, 입주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부동산과 관련한 전망이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는 부동산 가격 상승 요인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데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요인이 됐다는 점을 의미한다. 부동산 가격이 상당히 안정됐고, 최소한 부동산 가격 급등 때문에 기준금리 인상을 고민할 필요는 사실상 사라졌다는 뜻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제의 성장세 완화에 주목한 점이 눈길을 끈다”면서 “부동산 시장과 관련한 표현 등이 바뀐 것까지 고려하면 대체로 완화적인 뉘앙스가 풍긴다“고 평가했다.

다만, 물가 부분에 있어서 위원들은 “내년 중 근원 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근거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 물가 변수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행은 내년 소비자물가는 1%대의 중후반의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의 경우는 임금 상승세가 지속되는 점을 고려해 올해 1%대 초반에서 내년에는 1%대 중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계부채 증가의 속도가 둔화되고 있지만, 한은이 금융불균형 문제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 총재는 지난 2일 기자단 신년다과회에서 한은이 금리 인하로 방향을 선회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 전제를 바탕으로 얘기하는 어려운 문제”라고 신중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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