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위기관리가 제대로 되었다면, 위기는 발생되어 수면에 떠오르지 않는다. 여러 대중에게 넓게 알려지지 않는다. 대중에 의한 공개적 평가와 그들의 다양한 입장조차 형성되지 않는다. 회사의 주변 경영환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결국 그 상황은 위기라고 정의되기도 어려운 것이 된다.
위기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위기는 터져 수면위로 떠오른다. 곧 여러 대중에게 골고루 알려지고, 그들 사이에서 부정적 평가와 입장들이 형성된다. 이로 인해 회사는 자사 경영에 막대한 피해를 받는다. 이것이 위기다.
사후 그런 위기를 어떻게 관리하여 자사에게 향한 피해를 최소화 그리고 단기화 시켰느냐 하는 것은 데미지 컨트롤(damage control)에 대한 이야기다. 즉, 시중에서 언급되는 위기관리 성공사례들은 일단 위기가 발생해 알려진 뒤 해당 회사가 자신에게 향한 데미지를 얼마나 잘 관리했는가에 대한 평가다.
그렇다면, 아무도 모르는,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위기. 그 수나 빈도는 얼마나 될까? 일선에서 여러 기업들과 위기관리를 진행하며 목격한 바에 의하면, 알려지지 않은 채 관리되어 버리는 위기는 반대로 알려져 관리에 실패한 위기의 수보다 훨씬 많다.
지금 이 시간에도 미처 알려지지 않은 위기를 관리하는 기업과 실무자들은 많다. 그들이 제대로 된 판단과 의사결정 그리고 실행 대응을 하기 때문에 그 위기는 더 이상 커지거나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는다. 발생 전에 다양하고 끈질긴 위기관리를 진행해 그 위기를 소멸시키는 노력은 현장에서는 생각보다 어마어마하게 많고 상시적인 것이다.
여기에서 약간 착각을 하는 기업이 있을 수 있다. 자사 스스로 별반 위기를 관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 외부로 알려진 위기가 없는 경우 자사가 위기관리를 잘하고 있다 착각할 수도 있는데 이는 상당히 위험한 착각이다. 이런 경우는 대중이 해당 기업에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더 적절할 것이다.
사회적으로 의미를 만들지 못한 기업에게는 사실 큰 위기란 있을 수 없다. 그런 기업에게는 위기가 곧 재앙이다. 십년간 아무런 위기가 없었다고 안심하다, 한 순간 위기로 회사와 대표이사가 사라져 버리는 경우와 같다. 대중의 인지나 이해관계를 형성하지 않았던 기업에게 ‘위기’란 없다. ‘재앙’만 있을 뿐이다. 위기관리를 할 체력도 되지 않고, 데미지 컨트롤 할 맷집도 없는 경우가 그런 경우다. 이런 상태에서 위기나 위기관리에 대한 자신은 엄청난 착각일 뿐이다.
성공한 위기관리는 정상적 기업에서는 상시적인 것이다. 불철주야 위기를 관리하며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와 실무자들은 수 없이 많다. 그런 노력 때문에 기업은 성장하고, 사회는 발전한다. 그렇듯 위기관리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낯선 것도 아니다. 마땅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적시에 하면 된다. 위기관리를 위해 노력하는 분들에게 박수를! (이번 편이 위기관리 108수 마지막 편입니다. 지난 2년여간 성원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건승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