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인구 기자] 도자기 공예가 김대웅 작가가 찰흙 덩어리를 녹로(돌림판)에 돌려 찻잔으로 만들어내는 데에는 불과 2분 남짓밖에 걸리지 않았다. 영화 ‘고스트’에서 데미 무어와 패트릭 스웨이지가 두 손을 포개 항아리를 만들다가 그만 실수로 찌그러뜨리는 시간보다 짧았다.
김작가는 전시 투어 기자단을 위해 즉석에서 노련한 예술가의 손놀림을 보여줬다. ‘공예가의 방’이라는 컨셉트로 만들어진 전시 속에서 그는 자신이 매일매일 쓰는 도구와 찰흙으로 작업과정을 시연하며 스스로 모델이 됐다.
전시는 크게 3가지 테마로 구성된다. 첫째는 ‘공예, 함께 이야기합시다’이다. 공예의 각 분야별 전문가들이 한국 공예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자유로운 생각을 영상 인터뷰에 담는다. 학생들이 참여하는 ‘와글와글’ 교육현장도 있다.
둘째는 ‘공예, 현장에 가다’이다. 공예의 작업과정을 사람들에게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해 도예·금속공예·규방공예·목공예·유리공예 등 5개 분야 ‘공예가의 방’으로 꾸민다. 각 작가들의 작업공간이 구현되며 인터뷰 영상이 상영된다. 김작가처럼 실제 시연을 하기도 한다. 미디어아트 ‘열다’도 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손문수 큐레이터는 “공예는 이미 우리 주변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데도 그동안 다른 미술 장르에 비해 소통에 소극적이었다. 이런 편견을 깨고자 웅성웅성, 와글와글 전시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