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은 이날 ‘KERI 경제동향과 전망: 2020년 1/4분기’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의 성장률 전망치는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5.1%) 이후 최저다. 최근 국내외 경제분석기관·신용평가사·투자은행(IB) 등이 내놓은 평균(-0.9%)에 비해서도 낮다.
한경연은 대내적으로는 장기간 점진적으로 진행돼 온 경제 여건의 부실화와 사실상 마비 상태에 이른 생산·소비활동,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급격한 경기위축으로 이미 본격화되고 있는 경기침체 흐름을 전환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현재의 위기 상황이 향후 장기불황 국면으로 진입하게 될지 여부는 코로나19 상황의 종결 시점, 미·중 등 주요국의 경기둔화폭, 정부 대응의 신속성과 실효성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미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해 온 설비투자는 내수침체와 미·중 등 주요 수출대상국의 경기위축에 따라 -18.7%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투자는 공사차질과 정부의 부동산 억제정책에 기인해 감소폭이 -13.5%에 이를 것으로 관측됐다. 경제위기 때마다 경기반등의 효자역할을 해주던 실질수출도 글로벌 경기의 동반하락으로 인한 세계교역량 감소로 ?2.2% 성장하며 마이너스 성장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연은 “대내적으로는 코로나19 감염자 재확산, 주식·부동산 등 자산가격 급락, 기업실적 악화로 인한 대량실업 발생 가능성이 있다”며 “대외적으로는 주요국의 예상을 웃도는 성장률 하락, 반도체 단가 상승폭 제한, GVC(Global Value Chain) 약화 등이 성장의 하방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0.1%포인트(p) 낮은 0.3%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극심한 경기침체에 따른 낮은 수요압력, 서비스 업황 부진뿐만 아니라 가계부채와 고령화 등 구조적 원인이 물가상승에 대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경상수지는 글로벌 경기위축으로 상품수지 흑자폭이 크게 줄어드는 가운데 서비스수지의 적자기조가 지속되면서 전년에 비해 90억달러 줄어든 510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연은 보고서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재난기본소득 등 지원대책에 있어서도 꼼꼼한 선별지원을 통해 실제로 유동성 위기에 처한 기업 및 가계에 실효성 있는 지원정책을 펼쳐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