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엔론에서 하켄까지..미 분식회계 주역들

  • 등록 2002-07-11 오후 3:51:13

    수정 2002-07-11 오후 3:51:13

[edaily 전미영기자] 분식회계 스캔들이 마치 전염병처럼 미국 경제와 증시에 퍼지고 있다. 자본주의의 모델을 자부하던 미국의 자존심은 여지없이 꺾였고 대통령이 나서서 회계비리 척결을 선포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분식회계 파문에 휩싸인 기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단순히 낙관적인 추정치를 제시한 데에서부터 재무제표를 허위로 기록한 것까지 스캔들의 실제 내용은 각기 다르다. 미국을 뒤흔든 회계스캔들의 내용과 관련기업들의 현황을 정리해본다. 분식회계 파문의 시발점이 됐던 엔론은 수년에 걸쳐 6억달러의 이익을 부풀려왔다고 인정했다. 지난해 12월 파산한 이 회사의 케네스 레이 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은 그러나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는 미 헌법 수정 제5조를 내세워 상원에서의 답변을 거부했다. 회계비리 가능성이 있다는 수차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사회가 이를 무시했다는 사실이 최근 드러나 엔론 경영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엔론의 회계감사법인이었던 아서앤더슨은 이미 기업으로서의 생명이 다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엔론의 회계비리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직후 관련 문건을 파기한 것이 사건의 시발점이었다. 지난 6월 15일 엔론사건 조사 방해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았다. 건강관련 상품에서 텔레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영역을 갖고있던 복합산업체 타이코인터내셔널은 회계 스캔들에 연루되면서 분사계획을 접었다. 이 회사의 창립자 데니스 코즐로프스키가 지난 4월 탈세혐의로 기소된 것을 계기로 일련의 기업매수 건에 대해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타이코는 여전히 투자적격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크로싱은 창립 5년만에 텔레콤 선두기업으로 부상하면서 화제를 모았던 기업. 그러나 광섬유 네트워크 건설비용을 조달키 위한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지난 1월 파산했다. SEC는 이 회사가 다른 네트워크 사업자들과의 장부상 거래를 통해 매출을 부풀린 혐의를 잡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38억달러에 이르는 비용을 자본투자로 계상한 사실을 시인한 월드컴은 5개 분기 동안 실제적으로 손실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장부상으로는 흑자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SEC는 분식회계와 관련된 회사 측의 발표가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불완전하다"고 입장을 밝히고 조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월드컴은 현재 만기도래한 부채를 갚지 못하고 있으며 채무재조정 및 자산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텔레콤산업의 침체로 회생 전망이 불투명하다. 한편 월드컴의 버나드 에버스 전 회장은 자사주 매입을 위해 회사로부터 3억달러 이상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으며 지난 99년 닷컴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주식을 살로먼스미스바니로부터 우선 배정받았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사무기기 제조업체 제록스는 일반회계기준(GAAP)의 부적절한 적용으로 지난 5년간 총 14억달러의 수익이 과대 계상됐다고 밝히고 최근 실적을 재공시했다. 이는 SEC의 시정 명령에 따른 것이며 이 과정에서 제록스는 1000만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조사가 종결됐지만 투자들은 여전히 불신을 떨치지 못하고 있으며 그 때문에 주가가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거대 제약업체 머크는 3년에 걸쳐 140억달러의 매출을 부풀렸다고 최근 인정했다. 그러나 제약 의료분담금을 매출로 처리한 머크의 사례는 같은 금액을 동시에 비용처리했기 때문에 수익을 부풀인 엔론과는 구별되는 것이며 따라서 사기혐의는 배제된다. 머크는 회계 스캔들로 말미암아 자회사인 메드코의 IPO를 연기했다. 생명공학업체 엘란은 지난 1월 일부 언론이 회계비리 가능성을 제기한 뒤 회사가 장부외 거래를 시인함에 따라 SEC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엘란은 분식회계 파문으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을 중단했으며 최고경영자와 CFO가 자리에서 물러났다. 아일랜드기업으로 나스닥 상장업체다. 석유업체 할리버튼은 딕 체니 미 부통령과의 관계가 문제되고 있다. SEC는 체니가 이 회사의 회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대형공사에서 발생한 초과비용을 매출로 처리해 실적을 부풀린 혐의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미 시민단체 사법감시는 체니 부통령과 할리버튼에 대해 주주소송을 제기했다. 하켄에너지는 부시 대통령이 지난 90년 이사로 재직했던 기업이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이 회사가 손실 급증을 공시하기 불과 8일 전 이 회사 주식을 매도했으며 SEC의 내부자 거래 공지규정을 위반하고 9개월이 지난 다음 거래내역을 신고한 것으로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다. 당시 SEC는 이 문제에 대해 조사를 벌였으나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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