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여성에게 많이 찾아오는 불청객, 하지정맥류

진형용 윌스기념병원 외과 원장
  • 등록 2022-02-25 오후 2:28:51

    수정 2022-02-25 오후 2:28:51

[진형용 윌스기념병원 외과 원장] 혈액은 심장에서 출발해여 동맥 혈관을 통해 우리 몸 구석구석으로 공급되고 정맥 혈관을 통해 다시 심장으로 돌아온다. 정맥에는 판막이라는 것이 있어 혈액을 항상 심장 쪽으로 한 방향으로만 흐르게 하는데, 여러가지 이유로 이 판막이 손상되면 혈액이 거꾸로 역류하게 된다. 판막이 손상되어 심장으로 가는 혈액이 반대방향으로 역류하게 되면, 다리 정맥 내의 압력이 높아지고 혈관벽이 약해지면서 정맥이 늘어나 피부 바깥으로 불룩 튀어나오게 된다.

진형용 윌스기념병원 외과 원장
흔히 서 있는 자세에서 다리 혈관이 울룩불룩하게 튀어나와 보일 때, 이를 하지정맥류라고 한다. 하지만 다리혈관이 튀어나온 것을 발견하더라도, 단순히 미용적인 문제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다리 피부에 거미줄 모양의 가느다란 실핏줄이 나타나고, 질환이 진행될수록 지렁이처럼 굵은 혈관이 튀어 나오게 된다. 여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증상이다. 하지만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피부가 검게 변색되거나 피부염, 피부궤양, 혈전증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특별한 증상 없이 혈관만 울룩불룩하게 튀어나오는 경우도 많지만, 오래 서있으면 다리가 무겁게 느껴지고, 주로 오후나 저녁에 다리가 퉁퉁 붓거나, 쥐가 자주 나는 등의 증상도 동반된다. 하지만 증상이 나타나는 정도와 혈관이 불룩하게 튀어나오는 정도가 항상 비례하지는 않는다. 때문에 혈관이 도드라져 보이지 않으면, 증상이 있어도 하지정맥류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원인을 찾지 못해 고생하는 분들이 많다.

주로 가족력(유전)이 있거나 한 자세로 오랫동안 서있거나 앉아있는 직업을 가진 경우, 임신, 비만, 운동부족, 꽉 끼는 옷, 노화 등이 하지정맥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자주 발생하고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데이터를 분석한 건강보험 진료현황에 따르면 지난 2020년 하지정맥류로 진료받은 환자는 21만2천여명, 그 중 여성 환자가 14만5천여명으로 남성 환자(6만7천여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여성 환자 중 대부분은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정맥류가 의심되면 혈관질환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혈관초음파 검사(판막 손상 부위에서 혈액의 역류 유무와 역류 시간, 역류 정도를 파악)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방법을 결정할 수 있다. 모든 하지정맥류가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역류 증상이 없는 초기 하지정맥류라면 시술이나 수술 없이 누워서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리는 자세나 의료용 압박스타킹 착용, 약물치료 등으로 증상이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역류 증상이 동반된 하지정맥류의 경우 문제가 되는 원인 혈관을 해결하지 않으면, 증상이 재발하거나 악화되기 때문에 적절한 시술이나 수술을 통해 정확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근에는 역류 혈관을 제거하는 수술법 외에도 레이저, 고주파, 베나실, 클라리베인 등 합병증이 적고 회복이 빠른 다양한 시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생활 습관 변화 만으로도 하지정맥류의 발생이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 하이힐이나 스키니진, 엉덩이나 허벅지가 꽉 끼는 옷 등 다리의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옷차림은 피해야 한다. 1시간 앉아 있었다면 5분 이상은 걷는 등 자세를 자주 바꿔 주고, 다리 꼬고 앉는 습관은 교정하는게 좋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고, 맵고 짠 음식, 흡연 등 혈관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삼가하는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다리 건강을 지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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