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기대에도 가시밭길 韓경제…연4% 성장 만만찮다

3분기 성장률 0.3%…4Q 1% 넘어야 연4% 성장 가능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발목
민간소비와 투자 줄어들면서 내수기여도 감소 전환
한은 "위드코로나에 반등 기대"…전문가들 "쉽지않아"
  • 등록 2021-10-26 오후 1:20:27

    수정 2021-10-26 오후 1:20:27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우리나라 경제가 글로벌 공급망 차질,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발목이 잡히면서 연간 4.0% 성장에 빨간불이 켜졌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반도체 수급 차질과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이던 지난 2분기부터 성장폭이 꺾이기 시작해 3분기엔 올 들어 가장 낮은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은행과 정부는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에 민간소비가 늘고 글로벌 공급망 차질도 점차 개선될 것이라면서 연간 성장 목표 달성이 아직 유효하다는 입장이지만,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황상필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1년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은이 26일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는 전기대비 0.3% 성장을 기록했다. 마이너스 성장세를 예상했던 것에 비하면 높은 수준이지만,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한 0.4%~0.6%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데일리가 지난 22일 집계한 3분기 GDP 예상 설문조사 결과 평균치(0.5%)도 밑도는 수준이다. 전년동기비 성장률은 4.0%를 기록, 이 역시 설문조사 결과 평균치(4.2%) 보다 낮았다.

2분기 이후 2개분기 연속 성장폭 둔화…대내외 악재 겹쳐

코로나19 발생 이후 우리나라 경제는 지난해 3분기 이후 빠르게 반등하면서 올해까지 플러스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성장폭은 크게 둔화했다. 코로나19 이후 분기별 전기 대비 성장률을 보면 지난해 1분기(-1.3%), 2분기(-3.2%)까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다가 3분기(2.2%)들어 큰 폭 성장했다. 이후 지난해 4분기 1.1%, 올해 1분기 1.7%로 1%대 성장세를 유지하다가 2분기 0.8%로 내렸고 3분기엔 0.3%까지 성장폭이 줄었다.

자료=한국은행


3분기 성장률을 갉아 먹은 것은 대면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한 민간소비 위축과 글로벌 공급망 차질 영향을 받은 건설 및 설비 투자의 감소세다. 정부소비가 백신접종 등 물건비 지출로 1.1.% 늘었지만, 민간소비는 지난 7월부터 본격화한 코로나19 4차 대유행·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0.3% 감소했다. 음식숙박, 오락문화 등 대면서비스를 중심으로 줄었는데, 이는 3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이다.

설비와 건설 부문 투자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3분기 설비투자는 자동차 등 운송장비 위축 영향으로 2.3% 줄었고, 건설투자도 폭염과 건설자재 부족 등 토목건설 위주로 3.0% 감소했다. 글로벌 수요는 이어지고 있으나 물류차질,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불균형 등 공급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는 글로벌 공급 병목현상이 주된 원인이었다.

황상필 경제통계국장은 “설비투자 중 기계류 쪽은 반도체가 잘 돼 증가를 보였으나 운송장비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법인들의 자동차 투자가 줄면서 감소했고, 건설투자는 7월 폭염, 대규모 플랜트 지연, 건설자재 수급 불균형 문제가 발생해 예상과 달리 감소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3분기 경기 추락을 막았다. 3분기 수출은 석탄 및 석유제품,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1.5% 늘었다. 수입은 자동차 등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0.6% 줄어 5개 분기 만에 감소로 전환했다. 수입이 줄고 수출이 늘면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2분기 -1.7%포인트에서 0.8%포인트로 증가 전환했다. 민간소비 위축, 투자 감소 전환에 2분기 성장률에 2.5%포인트나 기여했던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0.5%포인트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3분기 GDP 속보치 결과에 대해 “앞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던 기저 영향이 조정된 데 이어 3분기 내내 지속된 거리두기 강화 조치와 폭염, 철근 가격 상승 등이 내수 회복을 제약했다”고 평가했다.

연간 4% 아직 유효하다는 한은·기재부…전문가들 “쉽지 않다”

이런 영향에 남은 4분기엔 1% 이상 성장해야 연간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한은 측은 우리경제가 남은 4분기에 전기 대비 1.04% 이상 성장하면 연간 4% 성장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3분기 성장률을 짓눌렀던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 개선 시점이 관건인데, 말레이시아 생산공장 재가동 소식 등 아세안 국가들의 방역 상황 완화로 내년에는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소비 역시 정부의 34조원에 달하는 2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효과도 민간 부분에서 시차를 두고 효과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황상필 국장은 “올해 4% 성장률을 달성하려면 4분기엔 1.04%를 상회한 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면서 “4분기로 갈수록 수출이 수입보다 더 크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는 데다가 방역정책 완화로 인한 민간소비 증가세가 기대돼 당초 성장 경로에서 크게 벗어난 흐름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자료=한국은행


한은 조사국 역시 하루 전인 25일 경제 세미나에서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에 따른 수출·생산 차질도 당초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커졌으나 국내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률이 70%를 넘어서면서 소비 회복에 가속이 붙고 있다고 진단했다. 방역정책 전환으로 경제주체들의 이동성이 10% 늘어날 경우 대면서비스 카드지출액이 5% 정도, 월 평균으로 1조2000억원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면서 해당 효과는 올해 4분기부터 내년 상반기에 나타날 것으로 봤다.

연간 성장 전망을 보는 시장전문가들의 평가는 4%에 못 미칠 것이란 예상과 4%는 유지할 것이란 시각이 엇갈렸다. 앞서 3분기 0%대, 연간 3.8% 성장을 전망한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3분기는 0%대 수준을 예상했던 대로 나온 것 같고 4분기는 이보단 좋겠으나 자동차 산업 등 수출 차질과 생산 부진 등이 이어지고 있어 지켜봐야 한다”면서 “기재부가 소비진작책을 펴고 노력할 테지만, 겨울에 갑자기 추워지고 코로나가 또 다시 확산되면 소비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라 4분기에도 1% 이상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이 쉽진 않다”고 말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간 성장률 예상을 당초 4.1%에서 4.0%로 하향 조정하면서도 “한은도 민간소비 반등을 자신한 만큼 추경 효과 등을 고려하면 살아날 것이고 공급 병목 현상도 4분기엔 조금 더 나아질 것으로 보고 있어서 4%는 달성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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