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호갱(어수룩하여 쉽게 속아넘어가는 손님)님’을 방지하고 보조금보다는 요금과 서비스 위주로 통신사간 경쟁을 유도한다는 취지로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출고가는 그대로인데 보조금은 3만 원에서 13만 원 수준이어서 불만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휴대폰 매장 역시 텅텅 빈 곳이 많았는데, 통신사가 직접 관할하는 대리점보다는 판매점의 혼란이 더 컸다. 시행 당일인 오늘 오전까지 통신사는 물론 규제 당국으로부터 아무런 공지를 받지 않은 것이다.
|
이곳에 입점한 판매점 ‘H통신’의 김우혁(가명) 사장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어제는 평소보다 곱절 넘게 단말기를 팔았지만 오늘은 개점 휴업”이라며 “고객들 사이에서 단통법 시행으로 휴대폰 가격이 비싸졌다는 인식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씨는 “이런 상황에서 손님을 끌어오려면 또다른 가격 할인이나 메리트(이점)을 줘야 한다”며 “사실상 판매점을 불법활동의 온상으로 만들어 놓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예컨대 갤럭시노트3의 경우 출고가는 95만7000원이었지만 전날까지 최고 35만원(보조금 + 장려금)의 할인을 받을 수 있었다. 단통법 시행 이후 갤럭시노트3의 가격은 비싼 요금제인 LTE100 요금제를 써도 13만3000원 정도의 보조금만 받을 뿐이다.
통상적으로 판매점이 10만원에서 15만원정도의 장려금을 제외하고 단말기 가격을 할인해준다고 가정했을 때 하룻사이 단말기 가격이 10만원 이상 비싸진 셈이다.
직원들은 대리점에 방문했던 손님들이 비싸진 가격에 거부감을 보이자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매장에 있던 한 직원은 “제도 시행 첫날이고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 조금만 기다려달라”며 “과거에도 그랬듯 혼란기가 지나고 안정되면 분명 더 싸지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구 전국통신소비자협동조합 상임이사는 “출고가 인하 없는 단통법은 사실상 소비자들에게는 통신요금 인상”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통신사들은 보조금을 덜쓴다면 즉각 통신비를 인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 관련기사 ◀
☞ 단통법 첫날, 보조금 냉각..갤노트4 최대 13만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