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음악을 담당한 원일 음악감독은 10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선수단 입장 음악을 직접 선곡했다”며 “개막식 당일 현장에서 전 세계에서 온 많은 사람들이 거리낌 없이 음악을 함께 즐겨줘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개막식에는 원일 감독을 비롯해 양방언·이병우·홍동기 등 국악과 현대음악을 대표하는 아티스트들이 공동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국악 작곡가 및 음악감독으로 활동 중인 원일 감독은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하는 작업을 주로 담당했다.
원일 감독은 “어떻게 하면 선수단도 재미있고 관객도 즐거울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편곡 방향을 밝혔다. 곡 순서 결정에도 연출 의도가 숨겨져 있었다. 원일 감독은 “첫 입장국가인 그리스가 등장할 때는 1988 서울올림픽 이후 30년 만의 올림픽이라는 콘셉트를 고려해 ‘손에 손잡고’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국 입장 순서에 맞춰 등장한 싸이의 ‘강남스타일’, 빨간 단복을 입은 마케도니아 선수 입장 당시에 나온 레드벨벳의 ‘빨간 맛’ 등은 송승환 총감독이 순서를 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남북 선수단 공동 입장 당시 흘러나온 ‘아리랑’은 원일 감독이 재즈 밴드 프렐류드 멤버 한웅원과 공동으로 편곡했다. 원일 감독은 “‘아리랑’의 경우 보통 힘찬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자주 편곡하는 경우가 많아 이번에는 록 버전에 자진모리장단을 연상케 하는 비트를 더해 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원일 감독은 오는 17일에 열릴 폐막식에도 공동 음악감독으로 참여한다. 원일 감독은 “폐막식에서는 미래로 나아가는 전통의 역동성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개막식 때보다 전통과 현대과 더욱 거침없이 부딪히는 스펙터클을 공연과 음악으로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