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②외국기업 데이터센터 잇따라..韓기업은 금융클라우드

AWS·MS·IBM 이어 오라클, 구글도 데이터센터 오픈
금융클라우드 선점 나선 토종 3총사
  • 등록 2019-11-20 오전 11:36:03

    수정 2019-11-20 오전 11:36:03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뉴스를 보면 ‘아마존웹서비스(AWS) 서울 리전에서 사고가 났다’, ‘오라클이 서울 리전을 가동했다’ 는 소식이 들립니다. 리전(Region)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복수의 데이터센터를 말하죠. ‘리전’을 갖췄다는 것은 데이터센터를 직접 세우거나 KT 등 통신사나 삼성SDS 등 IT서비스 회사의 데이터센터를 임대해 쓴다는 의미입니다.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사진=네이버)
AWS·MS·IBM 이어 오라클, 구글도 데이터센터 오픈

2016년 AWS를 시작으로 MS, IBM 등이 서울과 경기도·부산 등지에 데이터센터를 오픈했고, 지난 5월에 오라클도 서울 리전을 오픈했습니다. 내년 초에는 구글이 서울에 데이터센터를 오픈한다고 하죠. 페이스북 역시 동영상 서비스 ‘워치’의 사용량이 늘면서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만들려고 준비 중입니다.

글로벌 1위 클라우드 회사인 AWS만 해도 2016년 처음 서울 리전을 만든 뒤 올해 세 번째 데이터센터를 오픈했습니다. AWS의 각 리전은 KT 목동과 SK브로드밴드 일산, 현대정보기술의 데이터센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집니다.

네이버 클라우드를 서비스하는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10개의 글로벌 리전을 확보하고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 중 최초로 국제기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의 리전 확대는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열열하게 환영할뿐 아니라 서버를 파는 회사나 통신 회선이나 데이터센터 공간을 파는 통신사들에게도 막대한 협상력을 갖고 있습니다. 서버와 전용 회선시장의 큰 손인 것이죠.

브라이언 톰슨 오라클 OCI(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사업부문 부사장이 2019년 7월 3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리전 설치 운영을 비롯한 한국 시장에서 클라우드 사업 현황과 계획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한국오라클 제공
하지만 글로벌 IT기업들의 잇따른 데이터센터 건립이 우리 경제에 도움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기료와 데이터 주권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산업용 전기요금은 2017년 기준 OECD 평균의 96% 수준인데, 전기 먹는 하마 데이터센터가 잇따르면 적자인 한국전력의 경영난이 더 커질 우려가 있습니다.

데이터 주권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AWS나 구글 같은 회사가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만들어도 결국 핵심(코어) 클라우드는 미국까지 갔다 온다는 점입니다. 고객사인 한국 기업 입장에선 자사나 고객의 민감한 데이터를 외국에 저장하고 관리 받는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래서 보안상 중요한 데이터는 국내 클라우드에 저장되도록 하는 법안(주요 공공·개인정보 등에 대한 국내 클라우드 사용 의무화)이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미래 산업의 반도체 격인 자국 데이터를 지키려는 시도는 중국이나 미국,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은 자국에서 생성된 모든 데이터에 대해 국외 반출을 금지했고, 미국은 테러·범죄 수사에 필요하다면 외국에 저장된 미국 기업의 데이터를 들여다볼 수 있게 법을 만들었습니다. 유럽 역시 EU시민의 데이터를 타 지역에 반출하려면 적정성 평가를 받도록 했습니다.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규모(출처: 가트너, 단위: 억원)
금융클라우드 선점 나선 토종 3총사

올해부터 국내 은행이나 증권사의 핵심서비스도 민간 기업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규제가 풀리면서 KT, NBP, NHN등이 금융보안원의 ‘클라우드 안전성 평가’를 잇따라 획득하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금보원 평가가 중요한 이유는 개인 신용정보나 고유식별정보 같은 금융 관련 민감 정보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개인의 금전적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KT 관계자는 “금융 시스템에 클라우드를 적용하려면 금보원 평가를 획득해야 한다”며 “KT는 KEB 하나은행의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기반 시스템에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등 금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 규제 완화 이후 제1금융권에 처음 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2019년 8월 1일 국내 최초로 목동 인터넷데이터센터(IDC) 2센터에 금융 전용 클라우드 존을 오픈한 김주성 KT 클라우드사업 담당 상무는 KEB 하나은행과 진행한 금융 클라우드 안정성 심사가 매우 까다로왔다고 설명했다. KT제공
네이버 역시 금보원 안전성 평가 취득을 계기로 연초 코스콤과 금융 특화 클라우드 구축 사업 계약을 체결했고, 여의도에 ‘금융 특화 클라우드 시스템’ 및 ‘금융 클라우드 존’을 오픈했죠. NHN 역시 자사의 통합 클라우드 솔루션 토스트(TOAST)로 금융권 시장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KB국민은행, KB증권,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캐피탈, KB저축은행 등 6개 KB금융그룹 계열사들이 토스트를 택한 것은 의미가 큽니다.

업계 관계자는 “민간 클라우드 시장은 70% 이상을 AWS나 MS 같은 외국 기업이 장악했는데, KT와 네이버, NHN 등이 금보원 안전성 평가를 취득해 보안이 중요한 금융권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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