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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AWS를 시작으로 MS, IBM 등이 서울과 경기도·부산 등지에 데이터센터를 오픈했고, 지난 5월에 오라클도 서울 리전을 오픈했습니다. 내년 초에는 구글이 서울에 데이터센터를 오픈한다고 하죠. 페이스북 역시 동영상 서비스 ‘워치’의 사용량이 늘면서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만들려고 준비 중입니다.
글로벌 1위 클라우드 회사인 AWS만 해도 2016년 처음 서울 리전을 만든 뒤 올해 세 번째 데이터센터를 오픈했습니다. AWS의 각 리전은 KT 목동과 SK브로드밴드 일산, 현대정보기술의 데이터센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집니다.
네이버 클라우드를 서비스하는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10개의 글로벌 리전을 확보하고 국내 클라우드 사업자 중 최초로 국제기구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의 리전 확대는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열열하게 환영할뿐 아니라 서버를 파는 회사나 통신 회선이나 데이터센터 공간을 파는 통신사들에게도 막대한 협상력을 갖고 있습니다. 서버와 전용 회선시장의 큰 손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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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주권 문제는 더 심각합니다. AWS나 구글 같은 회사가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만들어도 결국 핵심(코어) 클라우드는 미국까지 갔다 온다는 점입니다. 고객사인 한국 기업 입장에선 자사나 고객의 민감한 데이터를 외국에 저장하고 관리 받는다는 걸 의미합니다. 그래서 보안상 중요한 데이터는 국내 클라우드에 저장되도록 하는 법안(주요 공공·개인정보 등에 대한 국내 클라우드 사용 의무화)이 발의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미래 산업의 반도체 격인 자국 데이터를 지키려는 시도는 중국이나 미국,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은 자국에서 생성된 모든 데이터에 대해 국외 반출을 금지했고, 미국은 테러·범죄 수사에 필요하다면 외국에 저장된 미국 기업의 데이터를 들여다볼 수 있게 법을 만들었습니다. 유럽 역시 EU시민의 데이터를 타 지역에 반출하려면 적정성 평가를 받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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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원 평가가 중요한 이유는 개인 신용정보나 고유식별정보 같은 금융 관련 민감 정보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으면 개인의 금전적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죠.
KT 관계자는 “금융 시스템에 클라우드를 적용하려면 금보원 평가를 획득해야 한다”며 “KT는 KEB 하나은행의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기반 시스템에 클라우드를 제공하는 등 금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이용 규제 완화 이후 제1금융권에 처음 도입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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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민간 클라우드 시장은 70% 이상을 AWS나 MS 같은 외국 기업이 장악했는데, KT와 네이버, NHN 등이 금보원 안전성 평가를 취득해 보안이 중요한 금융권을 선점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