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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위원들, 50bp 인상 지지
연준이 22일(현지시간) 내놓은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고 있는 징후가 있지만 더 많은 금리 인상의 필요성에 맞서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금리를 계속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FOMC를 통해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하며 4.50~4.75%까지 올렸다. 50bp 빅스텝에서 25bp 베이비스텝으로 인상 폭을 낮췄다. 그럼에도 제롬 파월 의장은 FOMC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생각보다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게 오래 걸릴 수 있다”며 “올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시장 일각의 피봇(pivot·통화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 기대감을 억누른 것이다.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 위해서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할 것”이라며 “특히 노동시장이 매우 빡빡한(타이트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임금과 물가에 대한 지속적인 상승 압력을 높였다”고 전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한때 연준이 다음달 FOMC 정례회의 때 금리를 5.00~5.25%로 50bp 인상할 확률을 27.0%까지 반영했다. 이는 결코 낮지 않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FOMC 전에 나올 고용과 물가 지표에 따라 얼마든지 더 강한 긴축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25bp 인상 확률은 70% 이상이다.
코메리카뱅크의 빌 애덤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중반까지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이 기준금리 아래로 둔화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놀라울 정도로 다시 상승하거나 실업률이 떨어진다면 연준은 시장 예측보다 더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다소 높아졌다. 일부 위원들은 “침체 위험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또 다른 인사들은 “연준이 침체를 피하고 연착륙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아울러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경제 재개방 △예상보다 빡빡한 노동시장 등을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이날 의사록 공개 전에 나온 불라드 총재의 언급은 더 매파적이었다. 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최종금리 수준까지 올린 이후 다음 행보를 가늠해야 한다”며 “인상 속도를 늦추고 우리가 갈 필요가 있는 곳을 가늠해보자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데, 연준은 아직 최종금리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금리라고 여기는 수준으로 기존 주장과 같은 5.375%(5.25~5.50%)를 제시했다. 일단 5,25~5.50%까지 빠르게 올리면 그 다음 움직임이 인상일지 인하일지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뉴욕채권시장은 매파적인 의사록이 나온 직후부터 급격히 약세를 보였다(국채금리 상승).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오후 2시부터 급등하면서 장중 4.714%까지 상승했다. 10년물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반센그룹의 데이비드 반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며칠간 증시 후퇴는 금리가 오르는데 대한 직접적인 반응”이라고 했다.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104.60까지 뛰었다.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전날 올해 최대 낙폭에도 불구하고 반등하지 못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6% 내린 3991.05를 기록했다. 다만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장 막판 상승하면서 0.13%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