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 서주원 - 발전과 도약을 꿈꾸며 한국 모터스포츠 미래가 될 영건, 서주원

  • 등록 2016-07-12 오후 1:39:26

    수정 2016-07-12 오후 1:39:26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7월 10일, 슈퍼레이스 한중일 모터스포츠 페스티벌 GT 클래스 결승 경기를 앞두고 가장 큰 관심을 받았던 것은 바로 ‘서주원의 우승 여부’였다. GT1 클래스 데뷔 두 경기 만에 폴 포지션을 따낸 서주원이 과연 쉐보레 레이싱의 이재우와 서한-퍼플모터스포트의 파상공세를 이겨내고 우승을 차지할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을 끌었던 것이다.

기대가 너무 컸을까? 서주원은 GT1 클래스 데뷔 첫 우승에 실패하고 폴 포지션을 잡은 것치고는 다소 실망스러운 4위에 그쳤다. 특히 매끄럽지 못하고 패널티까지 받은 경기 운영은 서주원의 우승을 응원하던 사람들에게는 실망으로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서주원은 ‘GT 클래스의 제왕’ 이재우와 ‘2015년 GT 클래스 챔피언’ 안재모를 투 톱으로 내세운 쉐보레 레이싱 팀과 ‘KSF 2015 시즌 챔피언’ 장현진을 앞세운 서한-퍼플 모터스포트의 압박 속에서도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서주원은 아직 젊다. 94년생, 한국 모터스포츠의 미래를 담당할 젊은 드라이버에겐 아직 많은 시간과 기회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이 돋보였던 슈퍼레이스 한중일 모터스포츠 페스티벌 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평소의 생활, 그리고 레이서의 삶

사실 레이서라고 한다면 다들 서킷 위에서의 모습만 떠올린다. 서주원 역시 마찬가지, 그렇다면 일상의 모습은 어떨까? 서주원은 “오전에는 후배들과 함께 운동을 하며 체력 보강 및 관리를 하는데 집중하고 오후에는 시작한지 약 3개월 정도 된 드라이빙 교육 에이전시 ‘세다 코퍼레이션’의 업무를 진행한다”라고 말했다.

그와 함께 “사실 어릴 적부터 레이스를 하면서 지내온 만큼 ‘일반적인 생활’과는 거리가 멀었다”라며 “학교를 다닐 때에는 카트 레이스 때문에 친구들과 노는 시간이 부족했고 성인이 된 후에는 프로 팀에 데뷔하면서 학교 MT나 OT, 학교 축제 등에도 제대로 가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 생활에 대한 기억이 적은 만큼 동년배, 그것도 학교 동기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물론 지금의 삶에 대해 후회하는 건 아니었다. 그는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 팀을 통해 프로 무대에 데뷔하게 된 날은 정말 잊지 못할 날이 될 것 같다”라며 레이서의 삶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성인이 된 후 앞으로의 레이스 커리어를 고민하고 선택을 앞둔 상황에서 좋은 팀에서 소속되었다는 것이 무척 감사했다”라고 회고했다.

프로 팀에 데뷔하며 바뀐 주변 환경과 분위기는 서주원에게 새로운 깨달음을 줬다. 그는 “프로 팀이라는 시스템이 하나의 목표를 향해 전력을 쏟는 것을 보고, 그 속에 내가 있다는 걸 느낄 때에는 정말 소름이 돋는다”라며 ‘프로 선수’가 가지는 부담과 함께 긍지에 대한 감사함과 특별함을 이야기했다.

힘들었던 프로 첫 시즌 그리고 노력

서주원은 자신의 커리어에 있어서 타국에서의 도전을 했던 2013년 보다 2014년, 프로 첫 해가 가장 힘든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재현이와 함께 쏠라이트 인디고 레이싱 팀에 데뷔한 첫 해가 무척 힘들었다”라며 “스스로의 기량 문제도 있었지만 프로 대회의 시스템에 적응하는 시간도 필요했고 내 스스로도 프로 선수로서의 자세 등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고 고백했다.

그리고는 “물론 팀이 우승을 했고 개인적인 성적도 나쁘진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잘 안풀린 시즌이었고 스스로 고민과 생각이 많았던 시즌이었다”고 말하며 “이와 함께 스스로에 대한 관리도 운동은 물론이고 식사 관리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음식을 먹을 때에도 점점 신경을 쓰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가 즐기는 음식은 무엇일까? 그는 “체력 회복에 좋은 음식, 특히 소고기를 많이 챙겨 먹는 편이다”라고 말하며 “대신 양념을 최소로 줄이고 소금으로만 간을 해 먹는 편이다”라며 웃었다. 그리고는 “이 외에도 과일이랑 곡물, 견과류 등을 많이 챙겨 먹고 몸에 부담을 주는 과자나 패스트 푸드는 최소로 줄이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F1을 보며 키운 레이서의 꿈

누구나 그렇듯 시작이 큰 영향을 끼친다. 서주원의 레이서 커리어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서주원은 “초등학교 5학년 때 캐나다에 유학을 갔고 그 곳에서 F1를 알게 됐다”라며 F1으로 시작된 레이스 인생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레이서가 되고 싶다는 말에 아버지가 ‘성인이 되야 할 수 있다’라고 답했고, 어릴 적부터 레이스를 할 수 있다는 자료를 모아서 아버지를 보여드렸다”라고 말했다.

정성이 통했을까? 서주원은 “그 자료를 본 아버지는 카트부터 시작하는 레이서 커리어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로 다른 가족을 함께 설득하셨고 그렇게 중학교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카트 레이스에 뛰어들어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서주원에게 떼놓을 수 없는 존재, 김재현

라이벌이라는 건 경쟁 관계지만 또 서로를 성장시키는 좋은 기폭제다. 생각보다 자주 사고로 이어지고 있지만 F1 무대에서도 니코 로즈버그와 루이스 해밀턴의 신경전과 경쟁을 보면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서주원에게도 그런 존재가 있다. 사실 레이서 서주원을 이야기하게 되면 ‘김재현’이라는 이름을 떼놓을 수 없다.

서주원은 “사실 재현이 하고는 예전부터 같이 레이스를 했고 2014년과 2015년, 2년 동안은 또 같은 팀에서 뛰었다”라며 “카트 레이스를 하며 정말 많은 에피소드도 있고 또 크게 싸울 뻔한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사실 2015년 KSF 제네시스 쿠페 챔피언십 20 클래스에서 독주를 달린 서주원이 전년도 압도적인 커리어를 선보인 김재현을 의식한다는 이야기가 있었을 정도다.

서주원 역시 이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그는 “사실 시즌 중반까지는 재현이에 대해서 의식하지는 않았다”라며 “그저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우승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 달라졌다. 잠시 후 서주원은 “언젠가부터 서주원이 김재현을 의식한다는 기사를 보고 그 때부터 시즌 포인트나 전승 우승 등이 머리 속에 떠오르기 시작했다”라며 시즌 포인트 상으로는 김재현의 기록을 앞질렀다며 웃음을 보였다.

한 때 두 선수가 같은 인디고 레이싱 팀에 데뷔한다는 이야기에 업계 관계자들이 시너지 효과는 둘째치고 과도한 라이벌 의식으로 서로에게 좋지 않을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다. 하지만 프로 데뷔 이후 둘의 관계는 같은 레이서의 길을 걷는 동료로 성장했으며 김종겸, 김동은 등과 함께 한국 모터스포츠를 대표하는 차세대 재목으로 높게 평가 받고 있다.

카트 그리고 포뮬러에 대한 생각

F1를 꿈꾸며 한국 카트 무대와 일본까지 정복한 그에게 포뮬러는 어떤 의미일까? 생각보다 그의 이야기는 담담했다. 서주원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카트를 탔고, 2010년 챔피언에 올랐다”라며 카트 시절부터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2010년 한국 카트를 정복한 이후 현 E&M 모터스포츠의 김재현과 함께 국내 카트 레이스를 양분했다.

그리고 서주원은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그는 “2013년에는 일본 로탁스 맥스 챌린지(RMC)의 시리즈 챔피언까지 올랐다”라고 말하고 덧붙여 “2010년 국내 챔피언에 오른 다음 해 포뮬러 BMW에 데뷔해서 포뮬러 레이스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라며 카트와 포뮬러 커리어에 대해 소개했다.

잠시 뜸을 들이던 서주원은 “포뮬러 레이스, 분명 매력적이지만 꼭 해야 하는 목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지금은 드라이버로서의 꿈은 조금 다른 곳에 있는 게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모터스포츠 시장의 규모나 문화를 생각하면 지금 당장 수준급의 포뮬러 레이스를 부활시키거나 새롭게 도입하는 건 다소 이르다고 생각한다”라며 조심스러운 견해를 드러냈다.

어느 순간 바뀐 드라이버로서의 꿈

서주원에게 마지막으로 꿈을 물어보았다. 그는 “사실 F1를 보면서 레이서의 꿈을 키웠기 때문에 이전에는 F1 드라이버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하지만 국내 모터스포츠 실정도 그렇고 해외의 모터스포츠 트렌드를 살펴보더라도 어느새 GT와 투어링 카 레이스가 더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잠시 침묵하던 그는 “개인적인 꿈이 있다면 독일 최고의 GT 레이스라 할 수 있는 DTM과 호주 V8 슈퍼카즈 챔피언십에 출전해보고 싶다”라며 “두 대회 모두 강력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GT레이스의 절정’을 지향하는 레이스라고 생각하고 그 강력한 퍼포먼스를 느껴보고 싶다”며 웃음을 지었다.

그 이야기에 ‘일본 슈퍼GT는 생각이 없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사실 일본 활동을 하면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핍박을 받은 기억이 있다”라며 “굳이 일본에 가지 않더라도 더 좋은 대회, 더 좋은 레이스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그는 “드라이버로서도 중요하겠지만 또 한 명의 사람으로서 지조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서주원은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어릴 적에는 그냥 성적만 내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게 아닌 것 같다”라며 “내 주변을 둘러보며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갈 수 있는 그런 큰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임에도 프로 무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치며 성장통과 함께 큰 선물을 받고 있는 서주원이 그의 바람대로 DTM와 V8 슈퍼카즈 챔피언십을 호령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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