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간장게장’ 대접 화제...한국인에 어떤 음식이기에

한국인 밥상에 오른 지 최소 500년 넘어
게딱지에 밥 비벼먹는 것, 옛날엔 혼날 일
전라도 '벌떡게장', 경기도 '참게장' 등 유명
  • 등록 2017-09-21 오전 11:35:19

    수정 2017-09-21 오전 11:35:19

[이데일리 김일중 기자]문재인 대통령의 뉴욕 순방에 동행한 김정숙 여사가 동포들에게 대접한 ‘간장게장’이 화제다.

김 여사는 20일(현지시간) 뉴욕에 있는 뉴욕한인봉사센터(KCS) 플러싱 한인경로회관을 방문해 교민식당에서 주문한 곰탕 400인분과 한국에서 직접 담가 공수한 김치, 깍두기, 간장게장 등을 내놨다.

김 여사가 간장게장을 선택한 이유는 동포들이 가장 그리워하는 음식이기 때문. 간장게장은 2015년 9월 방영된 MBC TV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편’에서 해외생활을 하는 한국인들이 가장 먹고 싶어하는 음식 1위로 꼽히기도 했다.

간장게장이 어떤 음식이기에 다른 것을 제치고 재외동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일까.

(사진=뉴시스)


◇1600년대 이전부터 즐긴 음식


게장은 게젓이라고도 불린다.

게장에 대한 기록은 조선시대 간행된 ‘규합총서’ ‘주방문’, ‘시의전서’ 등에 나와 있다. 17세기에 실학자 홍만선이 쓴 ‘산림경제’에 보면 술지게미로 절여 만드는 ‘조해법’이 소개돼 있다.

19세기 말에 나온 요리책 ‘시의전서’에는 게장을 담그는 방법으로 조해법 뿐만 아니라, ‘주해법’(술로 절임), ‘초장해법’(초장으로 절임), ‘염탕해법’(끓인 소금물로 절임) 등이 나와 있으며, ‘육선치법’(肉膳治法)이라 해 게를 키우는 방법도 기록돼 있다.

이런 기록들을 종합해 보면 아무리 늦어도 1600년대 이전부터 간장게장을 즐긴 것으로 보인다.

게껍데기에 밥 비벼먹지 말라?

간장게장에 얽힌 가장 유명한 일화는 영조와 경종의 이야기다.

병을 앓던 경종이 입맛을 잃자 훗날 영조가 돼는 연잉군이 간장게장을 생감과 함께 올렸는데, 경종이 이를 먹고 복통에 시달리다 죽음을 맞이한 것. 게장과 생감은 ‘상극’이라는 게 당시 인식이었다고. 이 때문에 영조는 재위기간 내내 경종을 독살했다는 의심에 시달렸다.

강화에서 나고 자라다 왕위에 오른 철종 역시 가을 수라에 게장을 올리지 않고는 진지를 들지 않았다고 전한다.

18세기에 정조의 총애를 받던 실학자 이덕무가 쓴 ‘청장관전서’에는 게껍데기에 밥을 비벼먹지 말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선비의 예의에 어긋난다는 게 그 이유다. 게딱지에 고슬고슬한 밥을 얹어 비벼 먹는 것을 별미로 여기는 현대 한국인에게는 와 닿지 충고다.

품이 제법 드는 간장게장?

간장게장의 조리방법은 지방마다 차이가 있다. 한식재단이 소개한 일반적인 조리법을 살펴본다.

우선 반드시 살아 있는 게를 사용하여야 한다. 과거에는 참게를 주로 썼으나 요즘은 대부분 꽃게를 쓴다.

물에 담가 해감을 빼낸 뒤 항아리에 담고 진장과 조금 짠 청장을 섞어 붓는데, 게 50마리에 10컵 정도가 적당하며, 여기에 마늘·통고추를 섞어 넣도록 한다.

3일이 지난 뒤에 간장을 쪽 따라내어 끓인 다음 차게 식혀서 붓는데, 이를 3, 4회 반복하도록 한다.

전라도 ‘벌떡게장’을 아시나요?

게장으로 유명한 지역은 전라도·경기도·제주도다.

전라도는 ‘벌떡게장’으로 유명하다. 민꽃게로 담그는 게장으로 맛이 달고 좋지만 오랫동안 보관하기 어렵기 때문에 ‘벌떡’ 먹어치워야 한다고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경기도 ‘참게장’은 황해로 들어가는 민물에 서식하는 참게로 담근다. 특히 임진강 유역 파주에서 잡힌 참게가 맛이 독특하고 흙냄새가 적어 유명하다.

제주도에서는 게장을 ‘깅이젓’이라고 부른다. 삼월보름날 썰물 때에 잡아서 장을 담그는데 모든 병에 좋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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