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못 봐 아쉬워” 할머니 살해 10대 형제, 반성은 없었다

  • 등록 2021-10-28 오후 1:43:24

    수정 2021-10-28 오후 2:32:09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10년 가까이 자신을 돌봐주고 키워준 친할머니를 살해하고 이를 방조한 10대 형제가 첫 공판에서 범죄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이 형제는 수사 과정에서 “웹툰을 못 봐서 아쉽다”라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이들이 진심으로 반성하지 않는다며 재판부에 보호관찰명령을 요청했다.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존속살인)를 받는 10대 형제가 지난 8월 3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법 서부지원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오전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재판장 김정일)에서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18)군과 B(16)군 형제의 재판이 열렸다.

앞서 A군은 지난 8월 30일 대구 서구 비산동 자택에서 친할머니 C(77)씨를 흉기로 60여 차례 찔러 살해하고 이를 목격한 할아버지까지 살해하려다 동생 B군이 말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당시 B군은 할머니의 비명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창문을 닫는 등 형 A군의 범죄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형제는 2012년 8월부터 부모와 연락이 끊긴 뒤 조부모의 보살핌 아래 생활해 왔다. 형제를 돌봐준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각각 2007년 9월, 2001년 2월 신체장애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또 지난 2013년부터 기초생활 수급 가정으로 지정돼 최근까지 월 185만 원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존속살인)를 받는 10대 형제가 살던 주택 옥상에 깨끗하게 빨아둔 흰 교복이 빨랫줄에 걸려 있다. (사진=뉴스1)
그러나 경찰 조사를 통해 형제는 평소 “게임을 너무 많이 한다” “왜 너희가 급식카드를 갖고 편의점에서 직접 먹을 것을 사지 않느냐” “20살이 되면 집을 나가라”라는 친할머니의 꾸중에 격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A군은 할머니를 살해한 뒤 충격에 휩싸인 할아버지를 향해 “할머니도 간 것 같은데 할아버지도 같이 갈래”라고 위협했다.

할아버지가 “할머니 일단 병원부터 보내자”라고 애원하자 A군은 “할머니 갔는데 병원은 무슨 병원, 할아버지도 같이 가야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B군은 “할아버지는 놔두자”라며 A군을 만류했고 결국 범행이 중단된 것으로 드러났다.

형제는 재판 2일~3일 전 각각 반성문을 제출했다. 그러나 검찰은 “피고인은 수사 과정에서 심경을 묻자 ‘웹툰을 못 봐서 아쉽다’라고 하는 등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있다”라면서 재판부에 보호관찰명령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신문 등을 거쳐 판결에 참고할 방침이다. 형제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12월 6일 대구지법 서부지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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