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시대를 겪였다..국내 最古 조선호텔

국내 서비스 기업 중 최초..'100주년' 맞은 조선호텔
1914년 개관..한국 근현대사 함께한 산증인
  • 등록 2014-10-10 오후 4:51:49

    수정 2014-10-10 오후 4:51:49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호텔은 어디일까?

이제 호텔은 꼭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밥을 먹고, 잠을 자고, 각종 행사를 치르는 익숙한 공간이 됐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이 어디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늘(10월10일)은 국내에 현존하는 호텔 중 최고령인 조선호텔이 100돌을 맞는 날이다. 조선호텔은 1914년에 개관해 지금까지 서울의 중심부에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처음 지어졌던 백년 전에는 ‘경성조센호테루’였고 지금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정체성을 나타내는 ‘조선’이라는 호칭만은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격동기인 근현대사를 수도인 서울 중심에서 함께한 만큼 조선호텔의 기록과 역사는 곧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와 궤를 같이한다.

조선시대 공주가 살던 집터·하늘에 제사를 지대던 복지(福地)

1914년 개관 당시 조선호텔
최고(最古) 호텔의 명성에 걸맞게 조선호텔의 터 역시 범상치 않다. 지금의 조선호텔 자리인 소공로는 500여년 전 조선시대 태종의 작은 딸 경정공주(慶貞公主)가 머물던 집이 있던 곳이다.

‘작은 공주 골’라는 의미의 소공주 댁이라는 이름이 지금의 소공로가 됐다. 이후 조선시대에는 관청과 공주의 집, 왕자의 사당이 자리를 잡았다.

특히 지금 조선호텔이 위치한 소공로의 작은 공주댁 남별궁은 임진왜란 때는 왜군기지로 쓰였고, 왜군패퇴 후에는 1593년 선조 26년 명나라 장수 이여송이 이곳에 주둔하면서 중국 사신이 머무는 명나라 사신 접대장소로 쓰이기도 했다.

고종황제 때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천단(天壇)으로 정할 만큼 복지(福地)로도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1897년 고종 34년에는 고종이 이곳에 환구단을 세우고 황제즉위식을 가졌다. 환구단은 현재 황궁우와 석고, 석조 대문만 남아 있다.

이승만·서재필·박정희의 공통점은?

1914년 문을 열면서부터 자타 공인 우리나라 대표 호텔로 자리매김한 조선호텔의 숙박객 명단은 정치, 사회는 물론 예술과 문화의 주요 인사들로 빼곡하다.

8.15 광복 직후인 1945년 9월 미군 사령관 하지 중장은 조선호텔에 거처를 정하고 그곳에서 미군정을 이끌어 갔다.

조선호텔의 VIP용 201호실에 투숙한 최초의 한국인은 이승만 박사다. 그는 1946년 4월에 거처를 옮길 때까지 201호실을 정치 활동의 중심거점으로 삼았다. 김구 선생과 서재필 박사도 이 객실에 묵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제3공화국을 주도하기 위한 민주 공화당을 창당한 곳도 201호실이었다.

조선호텔 ‘선룸’에서 커피를 마시는 무용가 최승희
조선호텔은 또한 국내에 신문물을 선보이는 통로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승객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된 곳도, 처음으로 프렌치 레스토랑(당시 ‘팜 코트’)과 뷔페 식당을 연 것도 모두 조선호텔이었다.

1970년 기존 4층짜리 건물을 철거하고 지금의 20층짜리 건물로 신축한 후에는 초현대식 건물로 서울 시내에 새로운 스카이라인을 만들었다.

조선호텔에 야외 수영장은 여름이면 수영복을 입은 젊은 남녀들이 몰려 사회면 기사로 소개될 정도였다. 조선호텔을 중심으로 각종 무역상사, 외국회사, 항공사 등이 속속 들어서면서 일대는 비즈니스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 100년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의 호텔로 거듭나겠다”

조선호텔은 우리나라 최초로 100주년을 맞은 호텔로서의 자부심을 넘어 다음 100년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특급 호텔은 이미 포화 상태로, 시설의 차별화는 사실 어렵다. 조선호텔은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발판으로 고객 만족을 넘는 고객 감동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성영목 조선호텔 대표는 “명성에만 안주하지 않고 시대적 흐름에 걸맞는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 최고 호텔에서 세계 최고의 호텔로 거듭나기 위해 장기적인 시설 투자와 원칙적인 경영, 그리고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의 노력을 계속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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