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2월, 한국지엠이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쉐보레 올 뉴 크루즈의 미디어 시승 행사를 개최했다. 한국지엠은 이번 시승 행사를 통해 초대 크루즈의 계보를 잇는 존재로서 기존의 장점을 강조하고, 단점을 극복하여 보다 존재로 태어난 크루즈를 확인해달라고 자신했다.
과연 쉐보레 올 뉴 크루즈는 어떤 발전과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번 행사의 시승 코스는 말 그대로 쉐보레 올 뉴 크루즈의 주행 성능에 대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거점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을 출발해 올림픽대교와 서울춘천고속도로 를 달려 국내 유명 와인딩 코스로 알려진 중미산 일대를 달린 후 다시 역순으로 복귀하는 왕복 140km 이상의 제법 긴 코스였다.
고속 주행과 와인딩을 모두 경험하게 하여 새롭게 개발된 1.4L 터보 엔진의 가속력과 고속 크루징 능력 등을 비롯해 와인딩 코스에서 연속으로 이어지는 코너에서 브레이크, 서스펜션 그리고 조향 등의 다양한 요소들을 체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이 자체만으로도 ‘올 뉴 크루즈’에 담긴 자신감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쉐보레의 최근 차량 개발 전략을 살펴보면 ‘오버 세그먼트’를 지향하는 모습이다. 올 뉴 말리부 역시 중형 세단 이상의 체격을 갖추고, 전반적인 주행 성능 역시 동급 경쟁 모델 대비 우위를 점하는 모습이었는데 쉐보레 올 뉴 크루즈 역시 새로운 디자인에 기반하여 세그먼트를 웃도는 체격을 선사한다.
동급 최장 수준인 4,665mm의 전장을 비롯해 1,805mm의 전폭 그리고 1,465mm의 전고는 초대 크루즈 보다 역동적인 프로포션을 담았다. 특히 전면 디자인에서는 쉐보레의 새로운 패밀리 룩이 더해져 강렬한 인상을 연출했다. 특히 낮은 보닛 라인과 날카롭게 성형된 헤드라이트와 듀얼 포트 그릴이 더해지며 스포츠 모델의 감성이 느껴질 정도다.
여기에 더 넥스트 스파크, 올 뉴 말리부 등을 통해 선보였던 더욱 세련된 실루엣의 3-스포크 스티어링 휠과 4.2인치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시인성을 높인 계기판을 선보이며 이에 맞춰 기어 노브 및 각종 버튼들 또한 새롭게 디자인되어 더욱 세련된 이미지를 선사한다. 한편 시승 차량에는 무선 충전 시스템까지 포함하고 있어 최근 스마트 폰의 편리한 충전을 가능케 했다.
한편 2열 공간은 쿠페 스타일의 루프 라인에도 불구하고 넉넉한 헤드 룸을 제시하는데 낮은 루프 라인에도 타고 내리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만들었다. 레그 룸은 소폭 늘어나 키가 큰 성인 남성이 2열 시트에 앉았을 때에도 여유를 느낄 수 있어 올 뉴 말리부가 선보였던 ‘압도적인 공간의 개선’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존의 크루즈 대비 공간의 매력도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 뉴 쉐보레 크루즈의 파워트레인은 출력과 실용성을 겸비한 파워트레인을 적용했다. 기본이 되는 1.4L 터보 엔진은 이전의 1.4L 터보 엔진과는 다른 새롭게 개발된 엔진이다. 쉐보레의 소형 가솔린 엔진(SGE) 라인업의 핵심이 되는 이 엔진은 올 뉴 말리부에 적용된 1.5L 터보 엔진의 형제 엔진으로 5,600RPM에서 153마력을 내며 2,400RPM에서 3,600RPM 사이에서 24.5kg.m의 우수한 토크를 자랑한다.
여기에 3세대 6단 하이드라매틱 자동 변속기(GM 6T35)가 적용되어 전륜으로 출력을 전달하고 전 트림에 오토 스톱 앤 스타트 기능이 적용되어 효율성의 개선을 이끌었다. 쉐보레 올 뉴 크루즈는 국내 기준으로 13.5km/L(복합, 16, 17 인치 기준)과 12.8km/L(18인치 기준)의 동급 최고 수준의 공인 연비를 확보했다.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배정된 차량에 앉아 운전석의 전동 시트를 조절하여 시트 포지션을 맞추고 차량의 주요 기능을 살펴봤다. 국내산 승용차의 풍부한 옵션과 비교를 해보니 조수석이 전동식 시트가 아니라는 점과 통풍 시트의 부재가 여름철 주행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것으로 느껴졌으나 완성도 높은 시트가 선사하는 우수한 착좌감과 캡 포어드 디자인을 가진 차량답게 넓은 시야가 무척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보스 오디오 시스템은 동급은 물론 국산 중형 세단들의 오디오 시스템을 위협할 정도로 우수한 만족감을 선사했다.
고속 크루징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달릴 때에는 속도를 낮췄다가 올렸다가를 반복할때도 전반적으로 출력은 넉넉했고 또 정숙성에 다시 한 번 놀라게 됐다. 올 뉴 말리부 역시 정숙성에서 높은 평가를 내렸는데, 올 뉴 크루즈 역시 준중형 이상의 정숙성을 자랑하며 날렵한 디자인 덕에 풍절음 역시 대폭 줄어든 모습이 돋보였다.
여기에 GMNA(북미 GM)의 올 뉴 크루즈에 적용된 토글 스위치 방식이 아닌 팁트로닉 방식을 적용하여 기어 쉬프트 레더를 당기고 밀어서 수동 조작을 할 수 있게 하여 운전의 즐거움을 강조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또 수동 모드에서는 이전의 쉐보레 차량과 마찬가지로 RPM이 올라간다고 해도 강제 변속 없이 운전자에게 변속 권한을 모두 일임하는 것도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하체 셋업 역시 만족스럽다. 일단 제동력의 경우 페달을 제법 무겁게 세팅하는 것과 동시에 제동력의 분배를 초반에는 약하고 1/3 정도 페달을 밟았을 때부터 본격적인 제동력이 과시되도록 했다. 이는 과거 고급 브랜드들이 선택하는 방식으로 준중형 모델인 올 뉴 크루즈에서 그 이상의 가치를 전달하겠다는 쉐보레의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었다.
시승 내내 생각해보면 올 뉴 크루즈의 움직임은 마치 여러 경쟁 모델 속에서 경쾌하고 산뜻한 움직임을 과시하는 혼다 시빅같은 감각을 느끼게 했다. 범용성이 높은 서스펜션은 기민한 범프와 리범프를 통해 노면의 추종성을 높였고, 연이은 코너에서도 컨트롤 할 수 있는 롤링을 허용할 뿐이지 무너지거나 힘겨워 하는 모습은 쉽게 찾아볼 수 없어 감히 동급 최고 수준의 주행 성능이라도 단언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한편 시승을 마친 후 쉐보레 레이싱 소속의 연예인 드라이버 안재모의 크루즈에 대한 발표를 들을 수 있었다. 안재모는 “2013년 쉐보레 레이싱 팀으로 이적 이후 함께했던 초대 크루즈 레이스카는 우수한 퍼포먼스와 높은 신뢰를 주는 레이스 카”라고 설명하여 “새로운 기술을 통해 개발된 올 뉴 크루즈는 무척 우수한 차량이며 팀 역시 올 뉴 크루즈로 레이스카를 개발하여 2017 시즌에 도전한다”라며 올 뉴 크루즈의 레이스카 개발 프로젝트를 알렸다.
한국지엠 한 관계자는 “쉐보레 레이싱 팀은 한국지엠과 쉐보레 브랜드의 중요한 활동 중 하나로 쉐보레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핵심 활동”이라고 설명하며 “올해 쉐보레 레이싱 팀의 모터스포츠 활동을 비롯해 올 뉴 크루즈 타겟 고객에 맞춘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올 뉴 크루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한국지엠,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