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잠재성장률 추락 막으려면 이민 확대하고 노동시장 개혁해야"

한은·대한상의 1회 공동세미나 개최
잠재성장률 2% 내외로 추정, 2050년엔 0%대
경제활동 참가율 높이거나 노동인력 투입 늘려야
근로시간·임금 개혁 등 노동시장 유연화 필요
분절화 등으로 구조적 물가상승 위험 있어
저성장·고령화 지속에도 저물가·저금리로 안 돌아갈 수도
  • 등록 2023-02-01 오후 1:03:50

    수정 2023-02-01 오후 1:03:50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은 현재 2% 내외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이 장기적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하락 속도를 늦추기 위해선 이민 등을 통해 해외 인력 수입을 늘리고 노동시장 유연성 등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잠재성장률 감소 늦추기 위해 노동시장 구조개혁해야

강태수 한은 조사국 거시모형부장은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된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 경제의 대응 방안’이라는 주제의 한은·대한상공회의소 제1회 공동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강 부장은 “현재 잠재성장률은 2% 내외로 추정되는데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금융연구원 등의 보고서를 보면 2050년 0%로 추정된다”며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저출산·고령화로 노동 투입이 크게 감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현재부터 향후 10년간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360만명 이상 감소한다.

강 부장은 “노동 투입의 장기적 감소를 막을 방법은 어렵지만 대규모 이민이나 해외 노동력 수입을 고려할 때가 됐다”며 법무부의 이민청 설립 추진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범부처 종합 외국인 관리대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OECD 평균보다 5%포인트 낮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거나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방법도 있다고 평가했다. 강 부장은 “60세 이상 고용률이 OECD 평균은 15%이고 한국은 이보다 두 배 이상 높아 더 고용률을 높일 수 있을까 의문이 들지만 자녀로부터 받는 소득이 줄고 생활비가 빠르게 증가해 일하려는 수요는 있다”며 “많은 논의가 필요하지만 정년 연장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인력 육성을 강화해 노동의 질을 높이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다만 강 부장은 “우리나라는 같은 노동, 자본을 투입해도 생산성이 미국의 60%에 불과하다”며 “투입된 노동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통해 유연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 중심으로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조성됐는데 노조의 반발이 있지만 근로시간과 임금 체계 유연화 등 노동시장 구조개혁 논의가 시작됐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강 부장은 “노동시장 구조 개혁 논의가 시작된 만큼 국가의 성장 잠재력 확충 차원에서 논의가 진행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20년간 유지됐던 저금리 끝났다…구조적 인플레 지속”

이날 세미나에선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가 주제로 제시된 만큼 코로나19 이후의 거시경제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박석길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토론자로 참석해 “단기적 사이클에서 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고 해도 중장기적으로 공급망 분절화, 지정학적 리스크, 기후변화 대응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4~5년 전의 낮은 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기업 입장에선 생산 비용 증가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시장금리가 하향 추세를 보여왔지만 구조적으로 지속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라며 “지난 20년간 저금리 기조가 끝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코로나19 이전부터 문제로 지적됐던 저성장, 고령화는 인플레이션율을 낮추는 요인이라 전망 자체가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높은 원자재 가격으로 비용이 높은 상황에서 공급망 분절화까지 겹쳐 교역조건 개선에 의문도 제기됐다. 박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나라들이 해외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금융지원 조치를 할 것이라며 효율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시장 규모 자체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오히려 유지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될 수 있다”며 “산업정책을 할 때 목적한 바를 얼마나 잘 전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용석 SK경영경제연구소 부사장은 “지난 40~50년간 이어져왔던 전 세계 구조에 변화가 굉장히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며 “탈세계화, 탈탄소화, 블록화, 상대적인 고금리 환경과 지정학적 리스크, 4차 산업혁명 등 기술 변화가 일어나는 과정에서 게임의 룰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부사장은 “이런 구조적 변화는 개별 기업의 노력으로는 대응하기 어렵고 거시적인 환경을 만드는 정부와 협조 체계 속에서 함께 고민하고 (대책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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