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돌연 "팜유원유도 수출금지"…국제시장 '대혼란'

인니, 돌연 “팜유원유·RBD팜유도 수출금지”
전날 "RBD팜올레인 한정" 하루만에 뒤집어
군함까지 동원해 불법선적 단속
식용유 대란 우려에 국제시장 ‘대혼란’…“이건 미친짓”
  • 등록 2022-04-28 오전 11:37:08

    수정 2022-04-28 오후 9:12:45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정제·표백·탈취(RBD) 팜올레인’ 품목에 한정해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했던 인도네시아가 돌연 팜유 원유(CPO·crude palm oil), RBD 팜유로까지 수출 금지 품목을 확대하고, 불법 선적을 막기 위해 군 병력까지 동원했다. 급작스러운 정책 변경에 국제 팜유·식용유 시장은 혼란에 휩싸였다.

(사진=AFP)


인니, 돌연 “팜유원유·RBD팜유도 수출금지”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를랑가 하르타르토 인도네시아 경제조정 장관은 이날 28일 0시부터 적용하기로 했던 식용유 원료에 대한 수출 금지 품목과 관련, 대상 범위를 RBD 팜올레인과 더불어 팜유 원유와 RBD 팜유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수출 금지 대상 품목을 RBD 팜올레인에 한정한다고 했던 결정을 하루 만에 뒤집은 것이다. 하르타르토 장관은 전날 자국 내 대용량 식용유 가격이 리터(L)당 1만 4000루피아(약 1230원)로 안정될 때까지 3가지 HS코드(품목코드)에 해당하는 RBD 팜올레인 제품만 수출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르타르토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결정을 변경한 이유에 대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결정과 국민의 건의 및 견해를 고려한 결과”라고만 짧게 설명했다.

위도도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국민들의 기본 수요 충족이 최우선 순위다. 생산량이 내수시장 수요보다 훨씬 많은데도 식용유 부족 사태에 직면한 것은 아이러니”라며 “팜유 수출 중단이 팜유 농가 생산 감소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식용유의 내수시장 공급이 풍부해질 때까지 공급을 늘리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가에 세금, 외환, 무역수지 흑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국내 수요가 충족되면 당연히 수출금지를 해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수출 금지 조치가 조치가 장기화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날 불법 선적을 단속하기 위해 수출항에 해군 함정과 병력을 배치했다. 인도네시아 해군 대변인은 “(수출 금지) 규정을 준수하도록 순찰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사진=AFP)


국제시장서 팜유 가격 급등 ‘대혼란’…“이건 미친짓”

국제 팜유·식용유 시장은 충격에 빠졌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거래소의 7월 인도분 팜유 가격은 이날 9.8% 급등했다. 인도네시아의 수출업체들이 갑자기 수출 금지 품목이 된 팜유 원유나 RBD 팜유를 제때에 선적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늦어도 27일까지 세관 신고서를 확보한 수출업체만 선적이 가능하다.

다른 식용유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의 대두유 선물 가격은 4% 이상 급등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식용유 대란에 대한 우려가 재부각된 탓이다. 팜유는 전 세계 식물성 기름 출하량의 거의 60%를 차지하며, 전체 공급 물량 중 약 60%는 인도네시아가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이번 수출 금지 조치는 지난 6개월 동안 팜유, 대두유, 해바라기유, 카놀라유 등 주요 식용유 가격이 가뭄·작황 부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50% 이상 치솟은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편 급작스러운 정책 변경으로 인도, 중국, 필리핀, 한국 등 인도네시아에 대한 팜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피해도 예상된다. 노무라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4개국은 전체 팜유 수입 물량의 46~58%를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아울러 RBD 팜올레인 수출만 금지했다면 충격은 라면, 과자, 초콜릿 등 식품회사에 한정되겠지만, 팜유 원유와 RBD 팜유까지 수출이 중단되면서 화장품, 세제, 바이오디젤 회사 등까지 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을 고스란히 받게 됐다.

시장과 업계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인도 뉴델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한 무역업체의 딜러는 “이건 미친 짓”이라고 비판했다. 팜유 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누르려는 과감한 조치”라며 “단기간 내에 의도한대로 효과가 나타나 업계에 피해를 주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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