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단기 금리 역전폭 확대에도 침체 우려 줄어, 왜?[최정희의 이게머니]

美 2년-10년물 금리 83bp 역전, 작년말·1981년 이후 최대
3개월-10년물도, 3개월-18개월 포워드도 역전
장단기 금리 역전, 8차례 경기침체 예측…이번엔 틀리나
지표 만들었던 '캠벨 하비' 교수 "경기 연착륙 가능"
中 리오프닝, 물가 자극→美 금리 상향→침체 우려도
CME 페드워...
  • 등록 2023-02-15 오후 2:58:17

    수정 2023-02-15 오후 7:25:42

(사진=AFP 제공)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미국의 장단기 금리가 8개월째 역전되고 있다. 역전폭이 80bp(1bp=0.01%포인트) 이상 벌어지면서 2차 오일쇼크를 겪었던 1981년 수준에 육박했다. 1960년 이후 미국에선 10차례 장단기 금리가 역전됐고 단 두 차례를 빼고선 장단기 금리 역전 후 1~2년 뒤 경기침체가 나타났다. 장단기 금리 역전은 경기침체의 바로미터로 읽혔다.

올 들어 장단기 금리 역전폭은 더 커졌으나 오히려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오히려 강해지고 있다. 다만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쯤에서 금리 인상을 멈출 때에야 가능한 일이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연준이 말했던 ‘3개월-18개월 포워드’ 스프레드도 역전

15일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이달 14일 2년물과 10년물 금리 역전폭은 83bp로 작년 12월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10년물 역전폭 80bp는 2차 오일쇼크로 폴 볼커 연준 당시 의장이 정책금리를 19%로 올렸던 1981년 수준이다. 2-10년물 역전은 작년 7월초 이후 8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3개월-10년물 금리도 작년 11월초 이후 넉 달째 역전되고 있다. 14일엔 역전폭이 101bp나 됐다. 작년 3월 연준이 3개월물-18개월 포워드 3개월물 금리 스프레드가 2-10년물 스프레드보다 경기를 더 잘 예측한다고 공표했는데 이 역시 작년 11월부터 역전됐다. 3개월물-18개월 후 3개월물 금리 스프레드는 14일엔 46.3bp 역전됐다.

수익률 곡선 역전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올 들어 미국 경기 침체 우려는 누그러들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강한 노동시장을 근거로 1년 내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을 35%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월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1.4%로 석 달 전(1.0%)보다 0.4%포인트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1986년 수익률 곡선과 경기 경로 관계를 처음 밝혀낸 캠벨 하비 듀크대 교수는 이번에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경기침체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하비 교수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수익률 곡선과 경기의 관계가 너무 잘 알려지면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경제주체들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기업, 가계 등이 저축을 늘리고 투자를 줄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노동시장이 초과 수요로 타이트한 데다 최근까지 가장 큰 해고 움직임이 테크 업종에서 나타났는데 이들은 숙련된 근로자들이라 실직 기간이 길지 않을 수 있다”며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총알을 피할 수 있다. 경착륙을 피하고 저성장 또는 미미한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물가 상승·최종금리 기대, 모두 재편되나

다만 하비 교수가 미국 경기 연착륙을 전망한 가장 큰 전제 조건은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다. 그는 “연준이 작년 금리 인상의 출발이 너무 늦었다며 금리 인상을 더 높게 밀어붙이게 되면 침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이제 긴축을 끝낼 시간이 됐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물가가 생각보다 빠르게 꺾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1월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비 6.4%로 전월(6.5%)보다 둔화됐지만 예상치(6.2%)를 상회했다. 전월비도 0.5%나 올랐다. 에너지·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도 5.6%나 급등했다. 휘발유 가격, 외식, 의류, 중고차 가격 등이 상승폭이 커졌다.

중국이 경제활동 재개에 나서면서 세계 경제 회복세를 이끌 가능성이 있지만 동시에 원자재 가격 상승을 자극하는 쪽으로 작용할 여지도 커졌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대표 경기민감 원자재인 구리는 작년 11월 이후 20%까지 상승, 7개월래 최고치를 보였고 알루미늄(13%), 니켈(34%), 아연(16%) 등도 강세다. 다만 이는 세계 경제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선반영하는 것일 뿐 실물 수요 개선은 미미한 상황이라는 평가다.

중국 리오프닝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미국의 물가 하락 속도를 더디게 하고 연준의 최종금리 전망도 높일 전망이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 5, 6월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정책금리를 25bp씩 세 번 올려 최종금리가 5.25~5.5%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40%를 넘었다. 금리 인하 기대도 낮아졌다. 연말 금리 5~5.25% 확률이 36%, 5.25~5.5% 확률은 24%에 달했다.

미국 최종금리 수준이 높아진다면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미 금리 상단 5.5% 가능성이 현실화될 경우 한은 기준금리 3.5%와의 역전폭은 2%포인트나 벌어진다. 한미 금리 역전폭 확대에 따라 원·달러 환율이 다시 오를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환율은 15일 장중 1284.7원까지 올라 연고점을 경신했다. 물가 역시 불안한 흐름이다. 공공요금 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무시하기 어렵다. 1월 수입물가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환율 효과를 제외하면 전월비 1.0% 올라 7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물가가 정점을 찍고 내려왔으나 예상보다 더디게 하락하는 데다 중국 변수까지 겹쳐 물가 상승 심리와 금리 기대가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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