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어 폼페이오도 북·미 정상회담 거론…北 "우리에겐 무익"

11월 美대선 앞두고 10월 서프라이즈론 솔솔
“먼저 비핵화” “먼저 제재완화” 장외공방 양상도
김여정 "김정은, 트럼프 사업 잘 되길 빈다"
  • 등록 2020-07-10 오후 12:43:18

    수정 2020-07-10 오후 12:43:18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김미경 기자 뉴욕= 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북한과 미국이 제3차 정상회담을 하는 이른바 ‘10월 서프라이즈’를 두고 북한과 미국의 장외공방이 치열하다.

11월 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 사상 마지막 북·미 회담 기회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북한과 미국 모두 어떤 방향이 자신들에게 이로울지 치열한 수 싸움이 진행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이어 폼페이오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장관도 9일(현지시간) 제3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언론과의 전화회견에서 미국 대선 전 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북한과의) 대화를 계속할 수 있기를 매우 희망한다”며 “그것(대화)이 정상회담보다 낮은 수준에서든지, 는 그것이 고위 지도자들 또한 다시 함께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 만약 적절하고, 개최하기에 유용한 활동이 있다면…”이라고 말했다.

다만 “누가 할지, 어떻게 할지, 시기에 관해선 오늘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폼페이오 장관은 “나는 우리의 한쪽 당사자와 하는, 진행 중인 대화에 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언급도 내놓았다. ‘진행 중인 대화’에 대해선 구체적인 설명은 삼갔으나 듣기에 따라 현재 북한 측과 물밑에서 대화가 오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됐다.

이와 관련, 미국 언론들은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복귀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음에도, 폼페이오 장관은 또 다른 북·미 정상회담의 문을 열어뒀다”고 분석했다.

김여정 “연내 조·미 회담 없다”면서도

북한 측은 즉각 반응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어디까지나 내개인의 생각이긴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조·미 수뇌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 “미국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되는 김 제1부부장이 다시 한 번 전면에 나선 것이다.

다만 미묘한 변화도 감지됐다. 북·미 정상회담이 올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또 모를 일이기도 하다. 두 수뇌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 지 그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미국과 당장 마주할 필요는 없지만, “미국의 중대한 태도 변화를 보고 회담을 결심해도 될 문제”라고도 했다.

비핵화에 대해서도 “결코 비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모습을 보였다.

先비핵화 vs 先제재 완화…대화 재개 조건 놓고 장외공방전

이런 상황에서 이미 대화 재개 협상 조건을 놓고 북·미가 신경전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북·미 대화 재개에 대한 의지를 꾸준히 밝히면서도 비핵화에 대해서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하던 지난 7일 미국 국무부는 일본·호주 국방장관과 화상회담을 하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CVID·Complete, Verifiable, and Irreversible Dismantlement) 비핵화를 촉구했다. 미국 행정부 공식 자료에 CVID가 다시 소환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간 미국은 북한 측이 CVID에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 이 용어 대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를 사용해왔다. 아울러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같은 날 전 세계 미군에게 보낸 영상 메시지에서 1년간을 성과를 나열하는 과정에서 북한, 이란을 ‘불량국가’(rogue state)라고 표현했다.

반면 북한은 김 제1부부상은 대화 재개의 조건으로 “나는 ‘비핵화조치 대 제재해제’라는 지난 기간 조미협상의 기본주제가 이제는 ‘적대시 철회 대 조미협상 재개’의 틀로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노이 회담탁에 올랐던 일부 제재 해제와 우리 핵개발의 중추신경인 영변지구와 같은 대규모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다시 흥정해보려는 어리석은 꿈을 품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선(先) 제재 완화라는 미국 측의 통 큰 양보 없이는 쉽사리 대화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주장이다.

트럼프 양보도 어렵다…北 ‘포스트 트럼프’ 준비하나

동시에 김 제1부부상의 담화에는 실질적으로 미국 대선이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수세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미국이 통 큰 양보를 할 수 없을 것이란 냉철한 현실인식도 담겼다.

미국에게 북·미 정상회담이 필요한 것은 “수뇌회담 자체나 그 결과가 아니라 … 자기들(트럼프 정부)에게 정치적으로 재앙거리가 될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북한)를 눅잦히고(누그러뜨리고) 발목을 잡아 안전한 시간을 벌자는데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제1부부상은 자신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먼저 도발하지는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보내며 다독거리는 모습이다.

그는 향후 북한의 군사적 행위와 관련, “미국은 대선 전야에 아직 받지 못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게 될까 봐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며 “전적으로 자기들이 처신하기에 달려 있다”, “우리를 다치지만 말고 건드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편하게 흘러갈 것이다”고 말했다.

또 김 제1부부장은 현재 북미 사이에 군사적 긴장이 생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우리 위원장 동지와 미국 대통령 간의 특별한 친분관계가 톡톡이 작용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며 북미 정상 간 친분을 언급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시였다”고 덧붙였다.

피치솔루션 “北, 美대선 관망할 것”

미국 주요 신용평가사 피치 솔루션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미국 대선에 대해 관망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세 차례 미·북 정상간 회동에도 미·북 관계는 교착상태에 빠져있고 종전선언 등의 구상도 여전히 답보 상태에 있으며 코로나19 여파로 미국과 북한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선 전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나 김 위원장의 어떤 새로운 시도도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뒤집힐 수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제3차 정상회담을 할 것 같지 않다는 것이다.

김 제1부부상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실패를 고려한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도 상대해야 하며 그 이후 미국 정권, 나아가 미국 전체를 대상해야 한다”며 “(미국의) 현 집권자와의 친분관계보다도 앞으로 끊임없이 계속 이어질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에 대처할 수 있는 우리(북한)의 대응능력 제고에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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