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국제기구들도 한국의 내년 성장률을 2%대 초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2%,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3%를 제시했다. 한국은행은 2.1%를 전망했는데 이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나온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1%대로 내려간다면 1998년 외환위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위기 등 대형위기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과거에는 우리 경제성장세가 3%, 4% 정도였기 때문에 1%대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지만 지금은 성장 추세가 대략 2%내외”라며 “앞으로 1% 후반이 나온다고 해서 아주 큰 위기라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한국 경제 전망이 어두운 이유는 전세계적인 경제상황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경제는 원자재 가격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경기둔화 국면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이에 더해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하며 유럽을 중심으로 대부분 국가에서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중국 경제는 제로코로나 정책을 유지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정규철 실장은 “이에 따라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고 기업심리도 악화되며 세계경기 둔화를 시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경기부진과 시장금리 상승으로 내년 상반기 성장세가 크게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출은 국가 간 인적 이동이 확대되며 서비스수출은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글로벌 경기둔화로 상품수출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1.6% 증가하는데 그칠 전망이다. 설비투자 역시 반도체 경기둔화와 대외 불확실성 증가로 2022년(-3.7%)에 이어 내년에도 0.7%의 낮은 증가율에 머무를 것으로 KDI는 전망했다.
고령화와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투입 감소도 경제성장 하락 위험요인이다. KDI는 내년에도 양호한 고용여건은 이어질 것으로 봤지만 인구구조 변화와 기저효과 등에 따라 취업자수 증가폭이 올해(79만1000명)보다 9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든 8만4000명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고물가가 이어지는 만큼 긴축적인 거시정책을 운영하면서 기준금리도 점진적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지만, 향후에는 경기둔화를 감안해 긴축 속도와 강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정 실장은 “대내외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을 감안해 거시건전성 정책을 정상화하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고령층이 노동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등 노동공급 축소를 완화하고 생산성을 개선하는 정책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대외 개방, 규제 합리화 등 경제 역동성 강화를 위한 제도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는 정책적 노력을 경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