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교수 417명 "文정부 탈원전, 원점 재검토해야"

국회 기자회견.."탈원전하면 年 9.2만명 일자리 감소"
"신고리 5·6호기 취소 반대..비전문가 공론화위 잘못"
  • 등록 2017-07-05 오후 12:24:30

    수정 2017-07-05 오후 2:12:54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가운데) 등이 5일 국회 정론관에서 ‘책임성 있는 에너지 정책 수립을 촉구하는 교수 일동’ 명의로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과 관련해 “탈원전 정책의 졸속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며 성명을 발표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전국 60개 대학의 교수 417명이 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책 없이 탈원전으로 방향을 정하고 무리하게 추진하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처음부터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탈원전을 하면 연간 9만2000명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며 “값싼 전기를 통해 국민에게 보편적 전력 복지를 제공해온 원자력 산업을 말살시킬 탈원전 정책의 졸속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들은 “전문가들의 의견도 경청하라”며 “국회 등 국가의 정상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작동시켜 충분한 기간에 전문가 참여와 합리적인 방식의 공론화를 거쳐 장기 전력 정책을 수립하라”고 지적했다.

이날 성명에는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성풍현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를 비롯한 전임교수 417명이 참여했다. 학교별로는 서울대(82명), 부산대(58명), 카이스트(43명), 조선대(32명), 울산과학기술원(15명), 경희대(16명), 한양대(17명), 중앙대(13명) 순이다.

앞서 지난 1일 이들 교수들은 “국가의 근간인 에너지 정책 수립이 일방통행식으로 진행되는 데 안타까움이 크다”며 “충분한 전문가 논의와 국민 의견 수렴을 거쳐 국가 에너지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시 성명에는 23개 대학의 교수 230명이 참여했다.

익명을 요청한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관계자는 교수단 입장에 대해 “허가된 신고리 5·6호기를 취소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국무총리실에서 객관적으로 공론화위원회를 꾸릴 수 있겠나. 비전문가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로 틀을 정해 놓고 논의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신고리 5·6호기 잠정 중단 방침을 정했다.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은 “신고리 5, 6호기 건설 공론화 문제는 공론화위원회(가칭)를 구성하고 일정 규모 시민 배심원단에 의한 공론 조사 방식으로 추진하기로 했다”며 “공론화 작업을 보다 중립적이고 공정하기 진행하기 위해 3개월 기간의 공론화 작업 기간 중에 (건설을) 일시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부산 울주군 신고리 3·4호기 전경. 부근에 위치한 신고리 5·6호기는 9월 말까지 3개월간 공사가 중단된다. 신고리 5·6호기는 지난해 6월 건설허가를 받은 뒤 현재까지 28.8%(종합공정률 기준) 공사가 진행됐다. 건설 중인 원전의 공사를 중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신고리 5·6호기 운영사는 한수원, 시공사는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맡고 있다. 이 컨소시엄에는 삼성물산, 두산중공업, 한화건설이 참여했다. [사진=고리원자력본부, 뉴시스]
다음은 이날 교수들이 밝힌 내용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원전이 안전하다?


△후쿠시마 사고와 경주지진을 근거로 우리나라 원전이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세계적으로 1950년대부터 원전을 운영해오면서 지금까지 (전체 원전의) 누적 가동연수가 1만7100년이다. 그동안 지진으로 원전의 안전한 정지와 냉각이 문제가 돼 사상자가 발생한 적이 없다. 후쿠시마 사고는 지진이 아니라 쓰나미가 원인이다.

-탈원전에 따른 경제 여파?

△원자력은 판매단가(지난 5년 평균) 폐기물, 해체 등의 사후처리비용을 포함하고도 53원/kWh이다. 태양광(243원/kWh), 풍력(182 원/kWh) 20%와 LNG발전(185원/kWh) 85%로 대체한다면 연간 19조9000억원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일자리에도 영향?

△에너지경제연구원 조사(2016년 2월)에 따르면 원전 운영(24기)과 건설(4기)로 한 해 동안 약 36조2000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연간 9만20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한다. 탈원전을 하면 이러한 일자리가 줄어들게 된다.

-무역수지에도 영화?

△석탄과 원전의 발전량 감소분(각각 6.8GW, 20.7GW)을 LNG로 대체하면 연간 연료 수입금액이 11조7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수입이 11조7000억원 증가하는 경우 수출액으로는 200조원(수출로 인한 외화 순 수익액을 5% 정도로 가정할 경우)를 증대시켜야 만회가 가능하다.

-에너지 안보에는?

△태양광, 풍력발전에 LNG 발전을 쓰게 되면 LNG 가격변동에 따라 전기요금이 인상될 수밖에 없어 전기요금 예측성과 안정성이 떨어진다. LNG는 1개월 이상의 장기 비축이 어렵다. 에너지 안보로 직결되는 상황에 봉착할 수 있다.

-온실가스 저감 정책에는?

△LNG의 주성분인 메탄은 연소하기 전에 누출될 경우 이산화탄소 대비 지구온난화 강도가 25배 강하다. 채굴, 파이프운송, 액화, 수송, 저장, LNG 수송, 연소 등의 다단계를 거치면서 2%의 메탄 가스가 누설돼도 석탄발전의 온실가스 영향과 대등하게 된다. 원자력 발전을 줄이고 LNG 발전을 지나치게 확대할 경우 온실가스 저감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진다.

-석탄화력뿐 아니라 LNG도 미세먼지?

△석탄발전도 LNG 발전도 저감 설비를 통해 얼마든지 LNG를 저감할 수 있다. 기술을 개발하고 투자해서 최대한 줄여야 한다. 얼마나 줄이는 지가 관건이다. 원자력의 안전 기준을 석탄과 LNG에도 적용했으면 좋겠다. 원자력 안전 기준은 추가적인 암 사망 확률이 기존 대비 0.1% 이상 증가하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신재생, LNG도 부지확보 문제?


△부지 확보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신정부의 ‘신재생 에너지 20% 확대’ 공약을 달성하려면 설비 규모를 신재생 설비 용량의 4배(13.7 → 65.8GW)로 확대하는 게 필요다. 50GW 이상을 태양광으로 확충하기 위해서는 1300㎢ 이상의 면적(사방 36km)이 필요하다. 대규모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민의 수용성 확보가 필요하다. 산지와 임야를 활용할 경우에도 환경영향을 평가해야 한다.

성명에 참여한 교수 417명 명단

김영오, 김재관, 남경필, 박준범, 서일원, 정충기, 지석호, 조재열, 강현구, 이철호, 전봉희, 김민수, 김윤영, 도형록, 송성진, 안성훈, 이건우, 이경수, 최만수, 문일경, 박우진, 박진우, 이재욱, 장우진, 민동주, 송재준, 전석원, 조희찬, 최종근, 김곤호, 김응수, 나용수, 박군철, 서균렬, 심형진, 오다 타쿠지, 조형규, 주한규, 최희동, 함택수, 황용석, 황일순, 강신후, 곽승엽, 김기범, 김상국, 김재필, 김현이, 김형준, 박종래, 신광선, 유상임, 이경우, 장호원, 한승우, 한흥남, 황농문, 황철성, 김용권, 박남규, 박세웅, 설승기, 이경무, 이종호, 정현교, 김용환, 서정천, 성우제, 이신형, 홍석윤, 권태경, 김형주, 박근수, 염현영, 하순회, 허충길, 김도희, 안경현, 이윤식, 신경환, 예성준, 김종효(이상 서울대), 김창석, 신보성, 전병학, 정명영, 정세영, 김호경, 고종수, 김경천, 김덕줄, 김병민, 김양진, 김정석, 김지훈, 김철, 김화영, 노유정, 문영훈, 민준기, 박노길, 박상후, 박성훈, 박원규, 반치범, 서준호, 송주헌, 안득만, 안석영, 안중환, 안창선, 염은섭, 윤병조, 이동근, 이병훈, 이석, 이승욱, 이시복, 이준현, 이현철, 전충환, 정융호, 정의봉, 정철웅, 정해도, 최재원, 한명철, 박찬석, 홍순도, 권준호, 김정구, 김호원, 송길태, 이해준, 채흥석, 최윤호, 홍봉희, 정승윤, 조영석, 박장수(이상 부산대), 권대갑, 김대겸, 김성진, 성형진, 이필승, 정상권, 양태용, 안광원, 이광형, 최명철, 이문용, 이태억, 권혁상, 김도경, 홍순형, 김영철, 김용희, 노희천, 류호진, 성풍현, 윤종일, 이정익, 임만성, 장창희, 정용훈, 조성오, 조승룡, 최성민, 장동찬, 성단근, 유창동, 이용훈, 조규형, 홍성철, 배두환, 방효충, 한재흥, 최원호, 유룡, 이윤호, 정용원, 최병석(이상 카이스트), 권민기, 김진태, 김현수, 주기남, 성윤경, 안동규, 정상화, 김경석, 이동기, 김종래, 유지강, 조훈, 김종현, 김진원, 나만균, 송종순, 이경진, 정운관, 전영진, 이종국, 최효상, 조범준, 김성홍, 김재수, 김태규, 이창열, 이헌재, 박순천, 김지현, 임성철, 이범규, 최한철(이상 조선대), 권대일, 김덕영, 김동섭, 김재준, 김지현, 김희령, 방인철, 변찬, 안상준, 이덕중, 이승준, 이승철, 이재화, 정모세, 최성열(이상 울산과학기술원), Aya Diab, David Kessel, Eric Yee, Robert M. Field, 김창락, 김태룡, 김효정, 남궁인, 노명섭, 이용관, 임학규, 장중구, 하창주(이상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김창영, 오환섭, 강두선, 정영훈, 정원석, 김광표, 김명현, 김형대, 박광헌, 장윤석, 정범진, 허균영, 홍서기, 황주호, 최석원, 이범석(이상 경희대), 김동립, 문승재, 장경영, 한석영, 박진아, 이기천, 유홍기, 김성중, 김용수, 김종경, 김찬형, 제무성, 최재훈, 김인영, 성원모, 정규선, 정진욱(이상 한양대), 이영석, 한상준, 김만철, 김문겸, 김민성, 김신, 김원희, 김정환, 류홍제, 양승화, 오기용, 이봉수, 정동욱(이상 중앙대), 박윤철, 현명택, 유영훈, 목영선, 김현정, 박재우, 이연건, 이헌주, 천원기, 최수석, 김우영, 김민찬(이상 제주대), 고인수, 김원석, 박종문, 박현선, 엄우용, 이재구, 조무현, 허종(이상 포항공대), 박홍규, 김기현, 김성욱, 김정민, 문경환, 이승관, 이원호(이상 고려대), 강보영, 김성열, 박일석, 변지수, 이학, 정영훈, 조대성, 최상헌(이상 경북대), 김재효, 나원상, 배건웅, 이권영, 이재영, 제양규, 원재천, 도명술(이상 한동대), 홍우영, 신영기, 김기현, 김종성, 박문규, 박창제, 정우식, 정해용(이상 세종대), 박상배, 박정도, 안세진, 이성환, 이수형, 이평기(이상 위덕대), 김진성, 김희중, 민철희, 정용현, 조효성(이상 연세대), 노승정, 김선욱, 양문희, 최용, 이병식(이상 단국대), 김태환, 문세연, 서준호, 홍봉근(이상 전북대), 조병철, 최은경, 김재승, 류진숙(이상 울산대), 홍승우, 이정희, 채종서(이상 성균관대), 권대철, 김호성, 김흥태(이상 신한대), 조종원, 주관식, 신찬선(이상 명지대), 김병재, 송오섭, 장동순(이상 충남대), 김승진, 양원식(이상 퍼듀(Purdue)대), 김정우, 최형권(이상 서울과학기술대), 김용이, 이상학(이상 군산대), 남승현, 이수진(이상 배재대), 이재철, 허성회(이상 부경대), 노창현, 손한성(이상 중부대), 이계복, 이석호(이상 충북대), 김용민, 조평곤(이상 대구카톨릭대), 김재률(전남대), 이재승(미시간(Michigan)대), 안동완(강릉원주대), 홍덕균(강원대), 김도경(건양대), 윤권하(원광대), 권수일(경기대), 동경래(광주보건대), 여화연(남부대), 문주현(동국대), 김정훈(부산카톨릭대), 신관우(서강대), 박병기(순천향대), 남재현(신라대), 신기량(안동대), 홍성종(을지대), 이윤실(이화여대), 김태완(인천대), 강진구(인하대), 이모성(청주대), 최보영(카톨릭의과대), 정치화(한성대), 노태완(홍익대), 이유호(뉴멕시코대), 강현국(렌셀러폴리테크닉대·Rensselaer Polytechnic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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