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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신흥국도 신흥국 나름이라는 것이지요. 우리나라 외환 부문은 상당히 견실하게 평가되고 있으니까요.”
한국국제금융학회장인 채희율(58)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9일 이데일리와 전화통화에서 최근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금융위기설이 우리나라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채 교수는 “(최근 아르헨티나 등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자국 통화 가치가 폭락한 것은) 외환시장이 취약한 나라들이 미국의 장기금리(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3% 넘게 오르면서 선진국 자금이 신흥국에서 일시에 빠져나가는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르헨티나가 취약한 나라들의 대표국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며 “터키와 인도네시아 등 국가들은 (테이퍼 탠트럼) 영향권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여파가 번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채 교수는 다만 우리나라에서 그런 쇼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외환 부문은 기본적으로 견실하다”고 전제한 뒤 “경상수지가 73개월째 흑자를 유지하고 있고, 단기외채 비율도 건전성 규제를 통해 안정화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 현재는 우리나라의 경제 여건이 상당히 호전됐다고 말했다. 채 교수는 “외환위기 때는 경상수지가 4.7% 적자였다. 외화표시 부채가 많았는데, 그 중에서도 단기부채가 많았다”며 “2008년에도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상당했다”고 말했다.
다만 채 교수는 신흥국들이 비틀거리면 그 충격파가 실물경제 쪽에 전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했다.
그는 “아르헨티나발(發) 위기설이 번져 신흥국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안 좋아질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그 신흥시장과 교역을 통한 부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