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아도 빚 다 못갚는 '빚더미' 가구 2만세대

한국은행, ‘부동산 임대가구의 재무건전성’
번 돈으로 원리금 못 내는 가구 13.3만 달해
  • 등록 2019-03-28 오전 11:01:29

    수정 2019-03-28 오후 6:41:34

서울 강남구의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집을 팔아도 빚을 못 갚는 ‘빚더미 가구’가 2만 세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동산 매매가격이 하락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위축하고 있어 빚더미 가구는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유한 부동산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경우 금융부채를 갚거나 전세보증금을 되돌려주기 어려운 가구가 늘어난다는 뜻이다.

28일 한국은행은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 수록한 ‘부동산 임대가구의 재무건전성’을 통해 “부동산 임대가구 중 2만 가구는 실물자산까지 고려한 총자산 대비 총부채 비율이 100%를 상회한다”고 밝혔다. 전세나 월세를 놓고 있는 ‘부동산 임대가구’ 중 2만 가구는 보유한 부동산을 처분해도 부채를 갚기 힘들다는 얘기다.

부동산 임대가구란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 기준, 임대보증금 부채 또는 임대소득이 있는 임대부동산(주택·상가·오피스 등) 보유가구다.

임대보증금 부채란 쉽게 말해 집을 전세로 빌려주고 받은 보증금이다.

가령 1억원짜리 집을 소유한 A씨가 8000만원을 전세대금을 받고 집을 빌려줬다면, A씨는 임대보증금 8000만원이 부채로 있는 셈이다. 임대소득이 있는 임대부동산 보유가구란 월세를 받는 경우다. 전체 1969만 가구 중 16.7%인 328만가구가 전·월세 임대 부동산이 있는 가구다.

이들 임대가구의 재무건전성은 비임대가구에 비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가구의 총부채상환비율(DSR)은 지난해 평균 40.8%로 비임대가구(28.4%)를 큰폭 상회했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도 106.0%로 비임대가구(80.9%)보다 높았다.

그 중 가장 심각한 경우는 소유한 부동산을 처분해도 빚을 못 갚는 2만 가구다. 과거 사들인 부동산 가격이 떨어졌거나, 빚을 내 집을 산 뒤 전세보증금을 받아 써 갚아야 할 돈이 더 늘어난 경우다.

그 외에도 13만 3000가구는 번 돈으로 원리금도 내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총부채상환비율(DSR)이 100%를 넘는다는 의미다. 이들 13만 3000가구는 금융자산보다 금융부채가 많기 때문에 처분가능소득으로도, 금융자산으로도 원리금을 충당하기 힘든 경우다.

이들이 문제가 심각해지는 경우는 임대가구의 전월세 계약이 만료된 뒤 곧바로 다음 입주자를 찾지 못할 때다. 부동산을 처분하는 등의 수를 내야만 부채를 갚거나 전세보증금 등을 반환해줄 수 있어서다.

더 큰 문제는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임대가구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주택과 상업용 부동산의 임대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주택 매매가격도 하락전환하는 등 주거용·상업용 부동산시장이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향후 부동산 시장과 임대가구의 재무 상황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기관도 대출 취급시 차주의 부채상환능력 평가를 보다 엄격히 하는 등 리스크 관리 강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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