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물가 잡기 '올인' 천명…"당분간 금리 인하 없다"

피봇 기대 불식…"물가 상방 리스크 커"
월가 일각 "연준 5% 이상 못 올릴 것"
  • 등록 2022-12-15 오후 3:35:44

    수정 2022-12-15 오후 11:36:15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 밖 ‘매의 발톱’을 들었다.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상하는 동시에 최종금리 전망치를 5.1%로 제시하면서다. 연준 내 일부 인사는 5% 후반대까지 내다봤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의 추가 악화를 전제로 “최종금리가 (지금 예상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월가의 반응은 다소 복잡미묘하다.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 긴축 강도는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아서다. 실제 연준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0.5%까지 하향 조정했다.

(그래픽=김정훈 기자)


매파 파월 “당분간 금리 인하 없다”

연준은 13~14일(현지시간) 이틀 일정으로 연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금리를 50bp 올렸다. 이로써 연준 금리는 4.25~4.50%로 높아졌다. 지난 2007년 12월 이후 15년 만의 최고치다.

연준은 올해 3월부터 금리를 올린 이후 1년이 채 안 돼 425bp 인상했다. 자이언트스텝 자체가 1994년 11월 이후 처음인데, 이를 4번 연속 강행했고 이날 추가로 빅스텝을 밟은 것이다. 연준이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준금리로 채택한 1990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의 긴축이다.

더 주목 받은 것은 점도표였다. FOMC 위원 19명 중 10명이 내년 최종금리 수준을 5.00~5.25%로 예상했다. 연준이 경제전망을 통해 내놓은 최종금리는 5.1%다. 나머지 5명은 5.25~5.50%로 찍었다. 더 나아가 2명은 5.50~5.75%까지 올릴 것으로 봤다. 4.75~5.00%에 머물 것이라는 의견은 2명에 그쳤다. 적어도 5% 초반대까지는 인상할 것이고, 상황에 따라 6% 가까이 올릴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당초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 근거는 고물가다. 연준은 내년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상승률 예상치를 석 달 전 2.8%에서 3.1%로 올렸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물가 전망치는 3.1%에서 3.5%로 높여 잡았다.

파월 의장은 FOMC 결과를 공개한 이후 기자회견에서 강한 매파 색채를 드러냈다. 사실상 물가 잡기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아직 금리가 충분히 긴축적이지는 않다”며 “위원 19명 중 17명이 점도표를 통해 내년 최종금리를 5% 이상으로 적었는데, 이는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가 크다고 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더 안 좋아진다면 최종금리는 (지금 전망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물가 지표들이 둔화하는데 대해서는 “지속적인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고 확신하려면 상당히 많은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어 “지금쯤이면 (물가 측면에서) 많은 진전을 이룰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다”며 “인플레이션 둔화가 너무 늦어서 최종금리 전망치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추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인플레이션이 하락세에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지금은 피봇(pivot·통화 긴축에서 완화로 전환)을 논할 시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프라이빗 웰스의 제이슨 프라이드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의 피봇이 임박했다는 암시를 기대한 투자자들은 실망했을 것”이라며 “연준은 당장 금리 인상을 중단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그럼에도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기존 입장은 그대로 반복했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2%에서 0.5%로 큰 폭 하향한데 대해서는 “침체가 아니라 완만한 성장세”라고 말했다.

월가 일각 “연준 5% 이상 못 올린다”

다만 월가 일각의 반응은 파월 의장의 긴축 의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성장률을 0.5%로 하향하고 실업률은 4.6%로 끌어올린 것은 연준이 내년 경기 침체를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까지 나왔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파월 의장의 언급이 덜 매파적이었다는 분석을 내보였다. RBC는 “물가가 정점을 지났고 경기 모멘텀이 약화하는 상황에서 연준이 내년 말까지 5%를 상회하는 금리를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내년부터 디플레이션 징후들이 많이 드러날 것”이라며 “연준은 점도표에 나타난 높은 금리 전망을 (더 낮추는 식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가 모두 하락한 것은 이런 기류를 반영한 것이다.

‘신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회장은 이번 FOMC 직후 CNBC에 나와 “경기가 이미 약해지고 있다”며 “연준은 금리 인상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한라장사의 포효
  • 사실은 인형?
  • 사람? 다가가니
  • "폐 끼쳐 죄송"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