左룡해 右영남…'백두혈통' 호위하는 '빨치산 혈통' 부각

북한, 17일 김정일 사망 2주기 중앙추모대회 개최
최룡해 높아진 위상 과시…장성택 측근 건재 확인
김경희·리설주 불참…'빨치산 혈통' 황순희 등장
  • 등록 2013-12-17 오후 5:50:22

    수정 2013-12-17 오후 5:50:22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2주기 중앙추모대회의 주석단 면면을 살펴보면, 장성택 처형 이후 북한 권부의 새로운 실세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겉으로 드러난 면면을 보면 장성택 숙청의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새로운 ‘2인자’로서 한층 높아진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장성택 라인’으로 알려진 내각과 노동당의 핵심인사들도 주석단에 모습을 드러내 건재함을 드러냈다.

장성택의 부인이자 김정은의 고모인 김경희 당 비서, 김정은의 부인인 리설주는 행사에 참석하지 않아 그 배경이 주목된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2주기인 17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평양체육관에서 중앙추모대회가 열리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 등 매체들은 이를 실황 중계했다. 사진 왼쪽부터 박봉주 내각총리,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김정은,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 리영길 군 총참모장(연합뉴스 제공)
◇최룡해, 김정은 왼팔 ‘2인자’ 부각


이번 중앙추모대회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인물은 최룡해 총정치국장이다. 주석단에서 김정은의 바로 오른편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왼편은 최룡해가 각각 차지했다. 김영남이 헌법상 국가수반으로 형식적인 권위를 가진 인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룡해가 사실상 권부의 2인자임을 드러낸 셈이다. 최룡해는 지난해 김정일 1주기 중앙추모대회에서는 12월12일 장거리 로켓 발사의 주역인 최춘식 제2자연과학원장과 김정은 사이에 앉았다.

최룡해는 중앙추모대회에서 김영남의 추모사에 이어 군을 대표해 결의연설을 하며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다짐했다. 최룡해는 “우리 혁명무력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밖에는 그 누구도 모르며 그 어떤 천지풍파 속에서도 오직 한분 최고사령관동지만을 받들어 나갈 것”이라며 “장군님의 혁명위업, 선군혁명위업의 최후승리를 총대로 굳건히 담보하게 나가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엄숙히 맹세한다”고 밝혔다.

최룡해는 전날 금수산태양궁전 광장에서 열린 김정은에 대한 인민군 충성맹세 모임에서는 ‘충신의 자손’으로서 존재를 과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최룡해는 김일성과 함께 활동한 항일 빨치산 거물인 최현의 아들이다. 최현은 김일성과 김정일 부자에게 끝까지 충성을 맹세한 것으로 유명하다. 최룡해가 부친을 거론한 것은 김정은에게 대를 이어 충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일 2주기 추모행사에서 존재를 한껏 과시한 최룡해는 향후 장성택 처형으로 생긴 권력 공백을 빠르게 채워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장성택 처형으로 권부 내 숙청작업은 크게 종료됐다고 봐야 한다”며 “최룡해가 김정은 체제를 떠받드는 핵심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성택 측근 주석단 배치 ‘건재 과시’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중앙추모대회 주석단 명단에 장성택과 함께 동반 숙청 가능성이 제기된 장성택 라인들이 자리를 지켰다는 점이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8일 장성택 숙청 사실을 공개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 이후 ‘장성택 일당’을 공적으로 규정하며, 대재적인 숙청을 예고했었다.

2주기 추모행사 주석단에는 장성택 측근으로 알려진 박봉주 내각총리와 로두철 부총리, 김양건 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 문경덕 평양시 당 책임비서,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등이 앉아 건재함을 과시했다. 박봉주는 장성택의 핵심라인으로 알려진 인물이며, 로두철은 중국 망명 요청설이 제기될 만큼 신변 위협설이 돌기도 했다.

장성택 처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도 주석단에 모습을 보여 실세로 주목받고 있다. 군부 원로로 은퇴한 김격식 전 인민무력부장과 김정각 김일성군사종합대학 총장, 리명수 전 인민보안부장 등은 1주기 추모행사와는 달리 이번 행사 주석단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빨치산 혈통’ 황순희 주석단 첫 등장

이밖에 주석단에는 리영길 군 총참모장과 항일 빨치산 출신의 황순희 조선혁명박물관장,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강석주 내각 부총리,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 등이 자리했다.

특히 ‘여자 빨치산 혈통’의 대표주자인 황순희는 1주기 행사 때 주석단 앞자리에 없었지만, 이번엔 김정은의 오른편 박봉주 내각총리에 이어 세 번째 앉아 관심을 끌었다. 그 옆에는 빨치산 동료인 김철만이 자리했다.

황순희가 주석단에 등장한 것은 북한 3대 세습체제에서 하지하는 상징성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장성택을 ‘국가전복음모죄’로 쳐형한 지 며칠 만에 황순희를 주석단 앞자리에 앉힘으로써 ‘백두혈통’을 옹위하는 빨치산 혈통을 부각시킨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주석단에는 ‘신변 이상설’이 돌고 있는 김경희는 참석하지 않았다. 김경희는 1주기 추모행사 때는 김정은 오른편 3번째 자리에 앉은 바 있다. 리설주는 2년째 추모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김정은과 함께 김일성·김정일 부자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 중앙추모대회는 1주기 행사와 비슷한 수준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장성택 숙청과 관련한 권력변동의 징후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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