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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금리인하로 정책여력이 줄어들었으나, 추후 경제상황에 따라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도 열어두고 검토해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75%에서 1.50%로 전격 인하했다. 지난해 11월 1.50%에서 1.75%로 인상한 이후 8개월 만에 인하 기조로 돌아선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앞서 방향을 먼저 튼 것은 이례적이다. 시장의 예상을 뒤엎은 것이다.
‘이달 동결, 내달 인하’ 전망이 우세했던 시장의 예상과 달리 전격 인하한 배경에 대해 “최근 한두달 사이 급격하게 변화한 대외 환경 등을 감안해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낙관했던 미·중 무역협상이 반전되면서 비관적으로 가다가 다시 극적으로 재개하기에 이르는 과정,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예상보다 빨리 큰 폭을 바뀌는 점,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한두달 간의 대외여건 변화가 워낙 빨라서 시장과 충분히 교감할 여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추가 금리인하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서 이 총재는 “추가 인하 여부는 이번 인하의 정책효과도 보고,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대외변수들의 영향, 금융안정까지 보면서 가장 적합한 판단을 하려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그 과정에서 시장과의 인식의 갭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현재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이날 내린 것보다 추가로 한번 더 인하한 수준을 반영한 상황을 의식해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에 더 가까이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아울러 정책여력과 관련해서도 “정책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또 기준금리가 1.5%로 낮아졌기 때문에 그만큼 정책여력이 축소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한번의 금리인하로 기준금리가 당장 실효하한에 근접하게 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현재 한은이 어느 정도의 정책여력은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통화정책의 효과가 과거에 비해 떨어진 만큼 경기부양을 위한 ‘과감한 금리인하’의 필요성이 대두되는데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최근 경기 둔화 흐름이 무역분쟁 등 공급충격 요인이 큰 만큼 통화정책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평가하며 “적극적 재정정책, 나아가 생산성 향상을 위한 구조조정과 구조개혁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중앙은행의 논의를 거친 컨센서스가 이렇다”며 답변을 대신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종전 대비 0.3%포인트 낮춘 2.2%로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2.7%에서 지난 1월 2.6%, 4월 2.5%에 이어 올들어 세 번 연속으로 내린 것이다. 한은의 올해 성장률 전망은 IMF(국제통화기금), 정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 등과 비교해 낮은수준이다. IMF는 2.6%, 정부는 2.4~2.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4%, KDI는 2.4%를 예상했다.
물가상승률도 종전 대비 0.4%포인트 낮춘 연간 0.7%로 하향 조정했고, 2019~2020년의 우리나라 잠재성장률도 2.5~2.6%로 2017년 7월 추정치인 2.8~2.9%보다 0.3%포인트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