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도 애 안 낳는다”…작년 부부당 자녀 0.9명 ‘사상 최저’

홍콩, 기혼·동거 커플 대상 정기 설문조사
‘무자녀 부부’ 응답자 5년 만에 두 배 늘어
“보육서비스·육아휴직 등 지원책 마련해야”
  • 등록 2023-08-16 오후 4:53:39

    수정 2023-08-16 오후 4:53:39

[이데일리 김영은 기자] 홍콩에서 부부당 평균 출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0명대에 진입했다.

출산을 마친 산모와 신생아.(사진=게티이미지뱅크)


15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홍콩가정계획지도회(FPA)는 이날 15~49세 홍콩 여성 15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작년 홍콩 부부는 평균 0.9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저인 2012년의 1.2명을 밑도는 수치다. 5년 단위로 시행되는 FPA의 설문조사는 지난해 9∼12월 홍콩의 기혼 여성 1104명과 남성 파트너와 동거하는 비혼 여성 398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자녀가 없는 커플(무자녀 부부)은 43.2%에 달했다. 이는 직전 2017년 조사(20.6%)와 비교해 두 배 이상 많아진 것이다. 폴 입 홍콩대 교수이자 FPA의 명예 고문은 “결혼하는 사람이 줄어 출산율이 떨어졌다”며 “홍콩을 비롯해 싱가포르, 도쿄, 런던 등 고소득 사회에서는 가족 구성원이 적은 게 표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홍콩 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2016년(1.21명)에서 점차 감소해 2022년(0.7명)까지 꾸준히 줄었다. 입 교수는 “향후 2~5년 안에는 이 수치는 더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FPA는 홍콩의 무자녀 부부 비율을 ‘위험한 수준’(alarming level)으로 지켜봐야 한다며 출산을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FPA는 “여성들이 아이를 갖도록 장려하기 위해 보육 서비스 강화와 육아휴직 확대 등 더 많은 정책이 필요하다”며 “임신 전 불임, 기타 성 및 생식 건강, 출산에 대한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고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자녀를 갖기를 원하는 부부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대 수명이 늘어난 가운데 출산율 저하까지 겹치면서, 인구 유입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각종 사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입 교수는 “젊은 인구가 부족해진 홍콩 사회에서 인구 고령화 현상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홍콩 사회는 (인구 유입을 위한) 이민 정책에 따른 문제에도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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