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보러갈 남방큰돌고래 더 늘었다…마지막 ‘비봉이’도 방류

수족관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 해양방류 추진
2013년 춘삼이·삼팔이 이어 비봉이 제외 총 7마리 방류
제주도 가두리 이송 예정…야생돌고래 무리 교감 시도
"성공적 방류 위해 외부요인 관리 필요…일반인 접근 자제"
  • 등록 2022-08-03 오후 3:00:00

    수정 2022-08-03 오후 9:24:26

[세종=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에 가면 삼팔이, 춘삼이, 복순이가 아기 돌고래들과 함께 헤엄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고 합니다.(…)언젠가는 꼭 보러 갈 겁니다.”(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중 대사)

고래 마니아인 우영우 변호사가 제주도에 가서 볼 수 있는 남방큰돌고래가 한 마리 늘어날 예정이다. 정부가 국내 수족관에 남아 있는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방류하기로 결정하면서다.
남방큰돌고래 비봉이.(사진=해양수산부)


17년 동안 수족관 생활한 ‘비봉이’…이제 제주 바다로 간다

해양수산부는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자연 생태계로 돌려보내기 위해 관련 기관 및 시민단체, 전문가 등과 협력해 야생적응 훈련 등 해양방류를 위한 본격적 준비를 시작한다고 3일 밝혔다.

비봉이는 2005년 제주 한림읍 비양도에서 불법포획된 남방큰돌고래다. 당시 퍼시픽랜드(현재 퍼시픽리솜)의 돌고래 불법포획은 2012년 재판에 넘겨져 2013년 대법원에서 돌고래 몰수형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언급됐던 춘삼이와 삼팔이 등 비봉이와 함께 공연했던 돌고래들은 제주 바다로 방류됐지만 비봉이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몰수 대상으로 지목되지 않았다.

이에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수족관에서 사육 중인 돌고래들을 야생방류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그러다가 호반그룹 퍼시픽 리솜이 지난해 12월까지 돌고래 쇼를 폐지하고 돌고래를 방류하겠다고 발표하며 비봉이를 성공적으로 방류하기 위한 논의가 이어졌다.

해수부는 제주도, 호반호텔앤리조트, 시민단체 핫핑크돌핀스, 제주대 등 기관 및 단체와 전문가들과 함께 ‘방류협의체’, ‘기술위원회’를 구성해 마지막 수족관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를 보호하고 관리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어 지난달 초 해양방류를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방류 세부계획을 마련함으로써 본격적인 방류를 추진하게 됐다.

비봉이는 그동안 생활해 온 퍼시픽랜드 수조를 벗어나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에 설치된 가두리 훈련장에서 활어 먹이훈련, 야생 돌고래 개체군과의 교감 등 야생적응 훈련을 거쳐 제주도 인근 해역에 최종 방류될 예정이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한장면.(사진=넷플릭스 캡쳐)


무리들과 성공적 교감할까…“비봉이를 위해 접근은 자제해 주세요”

비봉이 방류 논의는 한참 전부터 진행돼 왔지만 단순하게 결정될 문제는 아니다. 관련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시간 동안 수족관에서 살아온 만큼 적절한 환경이 마련되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비봉이 해양방류는 △방류가능성 진단 및 방류계획 수립 △사육수조 내 적응훈련 △가두리 설치 및 이송 △가두리 내 야생적응 훈련 △방류 및 사후 모니터링 등 총 5단계로 진행된다. 첫번째 단계는 완료됐고, 현재는 사육수조 내 적응훈련이 진행 중이다.

방류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비봉이의 건강상태도 확인해야 하고, 야생 상태에서 살아있는 어류를 포획할 수 있는지도 살펴야 한다. 이에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술위원회’에서 이같은 건강상태와 먹이 섭식상태를 진단한 결과 해양방류가 가능한 상태인 것이 확인됐다. 해수부 관계자는 “현재 비봉이는 사육수조 내 훈련을 마친 상태”라며 “살아있는 상태로 제공된 먹이를 직접 사냥해 먹는 등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모습이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5년 제주 앞바다에 방류된 태산이와 복순이가 살아있는 먹이사냥 등 해상 가두리 훈련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해양수산부)


비봉이는 조만간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인근 연안에 설치된 가두리로 이송될 계획이다. 토종 개체인 남방큰돌고래는 현재 약 120여 개체가 제주도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비봉이와 함께 수족관에 갇혀 있던 돌고래들도 제주도 연안에 방류됐다.

가두리에서 야생 환경 적응 훈련을 받는 비봉이는 자연스럽게 야생 돌고래 무리와 접촉과 교감을 시도하게 된다. 무리생활을 하는 돌고래들이 비봉이와 성공적으로 교감하는 것이 확인된다면 최종적으로 방류돼 가두리 없이 무리와 자유롭게 어울릴 수 있게 된다.

비봉이 방류 소식을 접한 이들이 우영우처럼 ‘꼭 보러 가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해수부는 권고했다. 해양에 방류된 돌고래가 야생 생태계에 빠르게 적응하기 위해서는 훈련 과정에서 사람과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고, 소음이나 불빛 등 외부요인을 철저하게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봉이는 동료 없이 단독으로 훈련하기 때문에 특히 외부요인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

해수부 관계자는 “비봉이 방류와 관련한 모든 과정에 대해 일반인의 출입 및 접근을 최소화할 방침”이라며 “방류시기도 사전에 특정하지 않고, 방류행사 없이 ‘조용한 방류’ 방식으로 방류할 예정”이라며 협조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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