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재권 일병, 68년만에 가족 품으로…새해 첫 '호국영웅 귀환행사'

유가족들의 적극적인 유전자 시료채취로
127번째 최종 신원 확인
  • 등록 2018-01-30 오후 3:24:36

    수정 2018-01-30 오후 3:24:36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이하 국유단)은 30일 1950년 10월 15일 건설공병단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고(故) 김재권 일병(1924년생)의 아들 김성택(67·강원도 강릉시)씨 집을 방문해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와 국방부장관 위로패, 유해수습시 관을 덮은 태극기, 함께 발굴된 유품 등을 전달하는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가졌다.

이번 6.25전사자 신원확인은 2000년 유해발굴사업이 첫 삽을 뜬 이후 127번째이다. 올해에는 처음으로 갖는 행사다.

고 김 일병은 1924년 경남 통영군 거제면(현 거제시 거제면)에서 3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났다. 입대 전에는 작은아버지가 운영하던 제주도 소재 목재소에서 일을 하다 아버지의 소개로 아내 전옥순씨와 1949년 결혼해 신혼생활을 하고 있었다.

고 김 일병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27살의 나이에 자진 입대했다. 당시 아내 전옥순씨는 임신 중이었으며, 작은아버지가 제주도 목재소 부지를 군부대(훈련소)에 무상으로 제공해 입대를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학기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이 고 김재권 일병의 아들 김성택씨에게 호국의 얼함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고 김 일병은 입대 후 제주도에서 훈련을 받고 건설공병단으로 배치됐다. 1950년 10월 당시 국군과 유엔군은 38도선 이남 지역을 회복한 후 북한군을 완전히 격멸할 목적으로 북한지역으로 총 진격작전을 개시했다. 이에 전선은 점차 확대됐으며 아군의 작전을 지원하기 위한 가교 건설과 도로 보수 등 부가적인 공병부대의 임무가 부여됐다. 고 김 일병은 북진작전을 위한 공병작전 지원 중 가평 일대에서 북한군의 비정규 세력에 의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해는 미처 수습되지 못한 채 전사통지서만 가족에게 전달됐다.

고 김 일병의 유해는 그 후로 58년의 세월이 지난 2008년 5월 경기도 가평군 북면 적목리에서 발굴됐다. 하지만 발굴 당시 신원을 추정할 수 있는 특별한 유품이 없었고, 국방부가 확보하고 있는 유가족들의 유전자와도 일치하는 데이터가 없어 신원을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고 김 일병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던 계기는 아들 김성택씨가 국립서울현충원 부부 합동 위패봉안을 신청 하면서다. 김성택씨는 군 복무중인 사촌형으로부터 국가유공자의 경우 배우자가 사망했을 때 합동 위패봉안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현충원에 홀로 모셔져 있는 아버지와 지난 1988년 별세해 강릉에 묻혀 계신 어머님을 늦게나마 함께 모셔 전생에 함께 하지 못한 한과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풀어 들이기 위해 2016년 11월 국립서울현충원 홈페이지를 통해 부부 합동 위패봉안을 신청하게 됐다.

다음해인 2017년 3월 부부 합동 위패봉안식에 참석한 김성택씨는 6.25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에 대해 안내를 받고 자신의 아들 김희수씨와 함께 유전자 시료채취에 참여했다. 1차 검사 결과 기존에 발굴된 유해 중 유전자가 일치하는 데이터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적인 유전자 검사를 통해 12월 22일 최종적으로 부자관계가 확인됐다. 신원이 확인된 고 김 일병의 유해는 유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추후 국립현충원에 안장 될 예정이다.

이학기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은 “국군전사자 유해발굴사업은 대한민국을 목숨바쳐 지켜낸 호국의 영웅들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약속을 이행하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이름 모를 산야에 묻혀계신 전사자 분들이 아직도 12만 3000여 위나 계신다. 조국을 위해 헌신하신 영웅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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