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근 시장, 경마장 유치 무산…검증 없이 공약 발표

민선 8기 안산시 28개 공약 미반영
마사회, 경마장 이전 계획 없어 '불발'
매니페스토본부 "공약 남발 사과해야"
안산시 "관련 기관과 계속 협의할 것"
  • 등록 2023-02-06 오후 3:38:35

    수정 2023-02-08 오전 11:12:59

이민근 안산시장.
[안산=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이민근 경기 안산시장이 선거 때 공약했던 국제 말 산업 클러스터 유치 사업이 무산됐다. 이 외에도 27개 공약이 안산시 공약실천계획에 반영되지 않아 헛공약 남발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6일 안산시에 따르면 이민근 시장은 최근 민선 8기 안산시 공약사항으로 103건을 공약이행계획에 반영했다. 여기서 지난해 6·1지방선거 후보 시절 내걸었던 국제 말 산업 클러스터 유치 공약은 제외했다.

정책 검증 없이 선거 공약 발표

당시 선거 과정에서 이민근 후보는 “정부가 과천시 주암동, 과천동 일대 화훼단지의 대규모 택지조성으로 과천경마장 이전이 추진되고 있다”며 “과천경마장 관계자들과 접촉해 안산 이전을 제의했다”고 말했다.

또 “마사회가 요구하는 (이전) 조건은 진입로 확보이고 이는 대부도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사안인 만큼 거부할 이유가 없다”며 “안산 대부도는 고려시대부터 말을 사육하던 곳이고 대부도 대송단지의 조성 목적과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마사회 역시 대부도를 이전 지역으로 선호하는 만큼 과천경마장의 안산 유치에 큰 장애물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표명했다. 이 후보의 국제 말 산업 클러스터는 경마장 유치뿐만 아니라 말산업연구소 등 말과 관련된 산업단지를 포함한다.

그러나 경마장 유치는 이뤄질 수 없는 사업이었다. 경마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마사회는 이전 계획이 없고 마사회를 관리·감독하는 농림축산식품부도 마찬가지이다. 이 시장이 후보 시절 공약 실현 가능성도 따져보지 않고 경마장과 말 클러스터 유치를 성급하게 발표한 것이다.
서울 과천 경마장에서 경주가 진행되는 모습. (사진 = 한국마사회 제공)
마사회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가 경마장 이전을 추진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없다”며 “안산시가 마사회에 경마장 대부도 이전을 요구했다는 말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경마장을 이전하면 운영 책임을 맡고 있는 마사회 본사도 함께 이전해야 하는데 그러면 직원들의 출퇴근 문제가 생기고 경마장 수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경마장 이전은 계획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매니페스토본부 “시민에게 사과해야”

결국 이민근 시장이 약속했던 말 산업 클러스터 유치는 헛공약이 됐다. 마사회의 경마장 이전 의사가 없는 상황에 제시된 공약은 기초자치단체 차원에서 추진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 외에도 이민근 시장은 민원 발생, 경기침체, 재원 부족 등의 이유로 반려동물 장례식장 건립, 대부도 리조트화 사업, 한국폴리텍대 유치 등 27개 공약을 이행계획에 반영하지 않았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관계자는 “유권자가 선거에서 후보 공약을 보고 안산시장으로 고용한 것인데 시장이 일방적으로 공약을 파기하면 고용계약에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약은 시장이 주는 선물보따리가 아니라 고용계약이다”며 “시장이 (경마장)유치 대상과 상의도 하지 않고 권한을 벗어나 공약을 남발한 것이면 시민에게 사과하고 공약을 재조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안산시 관계자는 “이민근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윤석열 대통령 인수위원회에서 마사회 이전을 검토한 것을 고려해 공약을 만들었다”며 “정부 정책으로 경마장 이전이 추진되지 않아 이 시장의 공약에서 빠졌지만 경마장 관련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약에서 빠진 28개 사업 중에는 기추진사업과 중복되는 것이 10여개 있다”며 “경기침체로 중단된 대부도 리조트화 사업(반달섬 노보텔 앰배서더 조성) 등과 같이 계속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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