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에틸렌 잡아라"…유화업계, 상반기 130만톤 증설 러시

LG화학 올 상반기 여수서 80만t 에틸렌 증설 완료
한화토탈도 15만t 증설 예정, 여천NCC는 34만t 완료
코로나 이후 포장재 수요 급증, HDPE 가격 두달새 25%↑
공급과잉 우려도 나와도…수요 견조, 선제적 투자해야
  • 등록 2021-04-13 오후 2:45:07

    수정 2021-04-13 오후 9:37:51

LG화학 여수 납사크래커(NCC) 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올 상반기에만 약 130만t 규모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확대하며 ‘규모의 경제’ 실현에 나선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유화업계의 기초 제품 에틸렌은 코로나19 이후 각종 플라스틱 수요가 늘면서 올해 들어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여전히 일각에선 글로벌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긴 하지만 국내 유화업계는 선제적 증설 투자로 장기적인 수요 확대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화학(051910)은 올 상반기 여수공장에서 연간 80만t 규모의 에틸렌 증설을 마무리하고 총 330만t 생산체제를 갖출 예정이다. LG화학은 기존 여수공장에서 연간 120만t, 대산공장에서 130만t의 에틸렌을 생산하고 있는 국내 1위 업체다. 한화토탈도 올 상반기 대산공장에서 연간 15만t 규모의 증설을 완료할 전망이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한화토탈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기존 140만t에서 155만t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 다른 주요 에틸렌 생산업체인 여천NCC도 여수에서 연간 34만t 규모의 에틸렌 증설을 지난 2월 마무리하고 가동에 들어간 상황이다. 여천NCC의 전체 에틸렌 생산능력은 총 230만t 규모다.

국내 주요 에틸렌 생산업체인 이들 3사가 올 상반기에만 증설한 물량이 약 130만t에 달한다. 이미 2~3년 전부터 글로벌 에틸렌 수급 전망에 따라 선제적으로 설비 투자에 나선 것들이 올 들어 본격화된 셈이다. 시기도 좋다. 최근 에틸렌은 지난해와 다르게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에너지정보업체 플래츠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 가격(동북아시아 시장 기준)은 t당 1220달러로 불과 두 달 전인 지난 1월29일(970달러)과 비교해 25.7%나 올랐다. HDPE는 생활 및 식품용기, 필름, 전선 등에 쓰이는 에틸렌을 원료로 한 대표 제품이다. 또한 에틸렌을 통해 만드는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 가격도 최근 t당 1620달러로 두 달 전에 비해 19.1% 올랐다.

이처럼 에틸렌 계열 제품 가격이 오르고 있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해 주춤했던 식품포장 필름, 일회용 위생제품, 포장재 원료, 전자 가전산업 등이 최근 회복하면서 수요를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유화업계 한 관계자는 “우선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폴리에틸렌 포장재 수요가 크게 늘었던 것이 지난해 4분기 이후부턴 전 세계로 확대된 모습”이라며 “지난해 3분기 허리케인 강타와 한파 등으로 미국 내 에틸렌 생산공장들이 가동에 문제가 생긴 것도 에틸렌 가격을 긍정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정유사들의 에틸렌 확대 움직임도 활발하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자회사 SK종합화학을 통해 중국 최대 석유기업 시노펙과 ‘중한석화’를 설립, 지난해 연간 80만t 규모의 에틸렌 생산설비를 가동 중이다. SK종합화학은 이후 연간 110만t 규모의 증설도 검토 중이다. 현대오일뱅크도 롯데케미칼(011170)과의 합작사인 현대케미칼을 통해 올 하반기 연간 75만t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최근 정유사들이 추진 중인 화학 기반 사업다각화의 일환이다.

올해 국내 에틸렌 생산량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 일각에선 공급과잉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예정된 에틸렌 신증설은 약 1500만t 수준이다. 상반기 450만t, 하반기 1050만t 규모인데 이중 중국과 한국, 동남아 지역에서 나오는 물량이 1100만t으로 추정된다. 하반기로 갈수록 수급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의 신증설 물량이 많아도 에틸렌 수요는 한동안 견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선제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갖춰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에틸렌 수요는 매년 4~5%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유화업계도 이 같은 에틸렌 수요 전망을 기반으로 최근 2~3년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왔고 현재 빛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화업계는 산업적 특성상 호황시 번 돈으로 불황 진입 초기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데, 증설 공사에만 2~3년이 걸리는 만큼 짧게는 5년, 길게는 향후 10년을 보고 투자한다”며 “에틸렌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만큼, 국내 업체들이 공급과잉 우려에도 선제적 증설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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