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신원 검색 속 고성·항의로 얼룩..文대통령 시정연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28일 문재인 대통령의 2021 예산안 시정연설은 사전 간담회부터 잡음이 연출됐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의 불참으로 반쪽짜리로 진행된 것이다.

국회의장실에서 진행된 사전 간담회에는 김 위원장과 주 원내대표가 저마다의 이유로 청와대에 항의하며 불참을 선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치고 항의 피케팅을 하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 앞을 지나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대한 특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이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사전 간담에 응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에게 특검을 수용하라고 수차례 공개 요구한 바 있다.

주 원내대표는 간담회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청와대 경호실과의 마찰로 불참했다. 주 원내대표는 예정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 청와대 경호실에서 간담회에 먼저 도착한 다른 참석자들과 달리 주 원내대표를 상대로 신체 검색을 실시하면서다. 주 원내대표는 간담회장에서 발길을 돌려 국회 본회의장으로 향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간담회 참석을 위해 의장실에 입장하는 야당 원내대표를 경호처 직원이 제지하고 신원 검색을 하는 무례를 범했다”라며 “협치를 위해 국회에 오신 분들이 이런 태도를 보인 것에 강력히 항의한다”고 비판했다.

본회의장에서도 잡음은 이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게 나라냐’ ‘나라가 왜 이래’ 등 항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국회 로텐더홀에서 문 대통령을 맞았다. 문 대통령의 연설 앞뒤로도 “국민의 요구 특검법, 당장 수용하라” “국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주십시오” “이게 나라입니까” 등 고함을 지르면서 거세게 항의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나서서 “대통령 시정연설을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야당도 예의를 갖춰 경청해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로 야당의 항의는 거셌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마치고 국회 본청을 나서며 민주당 당직자들을 향해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은 문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마친 후 이동하는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님 존경합니다’라는 팻말을 들고 환호하면서 상반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