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TMI]'스타벅스 300잔 빌런' 주인공은 증권사 영업맨?

커피 300잔 버리고 사은품만 가져간 구매자에
증권가선 '영업맨' 아니냐 설왕설래
문화 바뀌며 증권사 영업맨 영업전략도 변화중
  • 등록 2020-05-26 오후 2:44:58

    수정 2020-05-26 오후 2:44:58

여의도 증권가는 돈 벌기 위한 정보 싸움이 치열한 곳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쪽지와 지라시가 도는 그야말로 정보의 홍수인 곳입니다. 너무 정보가 많아서 굳이 알고 싶지 않거나 달갑지 않은 내용까지 알게 되는 TMI(Too Much Information)라는 신조어도 있는데요. TMI일 수도 있지만 돈이 될 수도 있는 정보, [여의도 TMI]로 풀어봅니다.

[이데일리 이슬기 기자] 스타벅스의 사은품을 받기 위해 300잔의 커피를 사 갔다던 여의도의 한 구매자의 얘기가 연일 화제입니다. ‘지라시’의 본거지 여의도 증권가에서도 이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는데, 한가지 설(說)로 대두되는 게 ‘영업맨설’입니다. 영업맨이라면 충분히 이런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진기한 방식의 영업 일화들이 여의도 증권가에서 오가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여름 프리퀀시 이벤트에서 제공되는 핑크 레디백(사진=스타벅스 제공)
지난 22일 여의도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선 한 구매자가 한번에 커피 300잔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 구매자는 커피는 받지 않고 여름 한정으로 제공하는 사은품만 가져갔습니다. 올해 스타벅스는 계절음료를 포함해 17잔을 마시면 작은 캐리어 모양의 ‘서머 레디백’과, 캠핑 의자인 ‘서머 체어’를 제공하는데, 300잔을 마신 뒤 제공되는 서머레디백 17개만 갖고 가게를 나섰단 겁니다.

대다수는 웃돈을 얹어 되팔기 위한 행동이라고 보고 있지만, 여의도에선 다른 시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바로 구매자가 ‘영업맨’일 가능성입니다.

예전 증권사 영업맨들은 자신의 고객들에게 각양각색의 선물을 주기로 유명했습니다. 주식 브로커가 로즈데이에 맞춰 펀드매니저들에게 장미꽃과 윤동주시집을 선물했는데, 이 시집 안엔 백화점 상품권을 끼워넣어져 있었다는 얘기가 그 예죠. 물론 이것도 상품권 등 현물을 선물로 줘도 괜찮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연했던 과거에나 가능했던 일입니다.

그러나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소위 김영란법이 생기고 현금이나 상품권 등을 직접 건네는 문화를 지양하기 시작하면서 영업 방식도 점점 진화해 나갔습니다. 예컨대 기차를 타고 지방의 유명 식당까지 가 음식을 공수해 와서 건넨다거나, 상을 당한 고객의 장례식장에서 3일 밤을 새우고 운구까지 해주는 식의 방식으로요. 크게 돈이 들진 않지만 ‘정성’으로 영업을 하는 셈입니다.

그래서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58) 동양대 교수의 자산관리인(PB)이 PC하드디스크를 교체해줬다는 혐의를 받았을 때도 증권가에선 ‘영업 하는 입장에선 그럴 수 있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한 증권사 직원은 “나는 고객의 컴퓨터에 윈도우도 깔아줘봤다”고 자조하기도 했죠.

‘300잔 빌런’의 영업맨설도 이런 맥락에서 제기된 겁니다. 영업할 때 물건을 직접 건네는 건 문제시 되는 경우가 많은데, 돈 내지 않고 덤으로 받은 건 나무라지 않는 관행이 있기 때문이란 겁니다. ‘워낙 영업하면서 커피를 많이 마시다 보니 받은 게 많다’고 주면 그만이니까요. 받는 사람도, 주는 사람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선물이지만 받는 사람이 특히 기쁠 수 있는 그런 선물. 스타벅스 사은품은 여기에 ‘딱’인 거죠. 같은 선상에서 어떤 직원은 1+1 붙은 상품만 사서 덤으로 받은 나머지 한 개는 고객에게 선물로 준다고도 하네요.

물론 이 설이 맞는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증권가에서 제기된 설에 상당수의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그럴 수 있다’며 흥미로워 하고 있습니다. 문화가 변하면서 영업의 방식도 점점 진화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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