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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발표한 ‘중국 해외직접투자의 목적 변화와 경제의존도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의 대중국 해외직접투자는 중국 소비자들에게 직접 재화나 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한 현지시장 진출형 투자에 집중돼 있다.
실제로 대중국 해외직접투자액 가운데 현지시장 진출형 투자(2015년 기준)는 22억달러에 달한 반면, 생산비 절감을 위한 저임금활용을 위한 투자는 1억달러 수준에 그쳤다. 이는 외국인직접투자를 선별 허가하면서 노동자들의 인건비를 상승시키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 영향 때문이라는 것이 한경연 측 분석이다.
하지만 이런 현지시장 진출형 투자는 지금처럼 경제적 보복이 단행될 경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장용준 경희대 교수는 “중국을 최종 목적지로 하는 제 3국 진출형 해외직접투자를 확대해 경제적 피해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전체 해외직접투자에서 제3국 진출형 해외직접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저조한 편이다. 2015년을 기준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의 제3국 진출형 해외직접투자 건수는 128건으로 전체 해외직접투자의 4.4% 수준에 불과했다. 투자액은 약 56억 달러로 약 20.4%를 차지했다.
중국을 최종 목적지로 하는 제 3국 진출형 해외직접투자에 적합한 국가로는 베트남과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 등이 꼽힌다. 이들 국가의 경우 중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한 데다, 인건비도 저렴하다. 중-아세안 FTA를 통해 중국과 FTA도 체결돼 있어 관세 혜택 등도 누릴 수 있다.
그는 또 “중소기업을 주축으로 이뤄지는 제3국 진출형 신규 해외직접투자는 대상국의 수출역량과 개방도 뿐만 아니라 임금수준과 지리적 거리 등 생산비용 절감이 주요 결정요인”이라면서 “향후 중국 주변국과 FTA를 체결하거나 기존 FTA를 개정할 경우 관세를 비롯해 노동·환경 규제 개선을 요구해 생산비용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미국과 EU 간의 FTA라 할 수 있는 범대서양 무역투자협정(TTIP)의 경우 관세철폐를 통한 시장접근성 향상뿐만 아니라 규제정합성과 규범의 개선을 핵심 안건에 포함하고 있는데, 우리도 이를 벤치마킹해 향후 FTA 협상 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