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성민 인턴기자] 사육 과정에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용을 중단할 것을 경고한 항생제가 쓰인 소고기를 맥도날드와 월마트 등에서 납품 받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 농무부(USDA)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축산업체들의 항생제 사용 현황을 조사한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의 10대 축산업체들이 모두 WHO에서 사용 금지를 촉구한 ‘HP-CIA’라는 항생제를 사용했다고 보도했다.
| 세계보건기구(WHO)가 사용을 경고한 항생제가 쓰인 고기를 맥도날드와 월마트가 납품 받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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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CIA는 보통의 항생제로는 치료되지 않는 변이된 박테리아를 물리치기 위해 개발된 항생제다. 사람이 이 항생제가 사용된 고기를 먹으면 강한 내성이 생겨 병을 치료하기 까다로워진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WHO는 HP-CIA가 공중보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낙농업체들이 사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으나, 현재 HP-CIA는 수의사의 처방만 받으면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육 과정에서 HP-CIA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난 축산업체 중에는 맥도날드와 월마트에 소고기를 공급하는 곳도 포함돼 있었다. 가디언은 맥도날드가 2018년에 항생제 사용 감축 목표치를 제시하는 등 항생제 사용량을 단계적으로 줄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질적으로 이행하고 있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선 항생제 내성으로 매년 3만5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있으며 전 세계에선 130만명이 사망한다.
시카고에 있는 루리 어린이병원의 전염병 전문가 새머 파텔 박사는 “이미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환자가 병원에 오면 더 강력한 항생제를 쓸 수 밖에 없는데 그러다 보면 어떤 항생제도 듣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신생아들을 많이 보는데 이제 더는 놀랍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코리 부커 미 상원의원은 “의학적으로 중요한 항생제를 축산업계가 남용하는 일은 공중보건을 치명적으로 위협한다”며 “거대 축산 기업들은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항생제 사용에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