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조선회화 '경포대도'·'총석정도' 日서 돌아왔다

故 윤익성 회장 유족,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누구도 부인 못하는 16세기 대표 실경산수화"
  • 등록 2019-07-19 오후 3:11:37

    수정 2019-07-19 오후 3:11:42

▲16세기 중반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회화 ‘경포대도(좌)’와 ‘총석정도’가 일본에서 돌아왔다(사진=국립중앙박물관)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16세기 중반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조선회화 ‘경포대도(鏡浦臺圖)’와 ‘총석정도(叢石亭圖)’가 일본에서 돌아왔다. 두 그림은 강원도 강릉 경포대와 통천 총석정을 묘사한 작품으로, 겸재 정선(1676∼1759) 이전부터 조선에 실경산수화 전통이 확립됐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18일 재일교포이자 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 창업주인 고(故) 윤익성 회장 유족으로부터 두 그림을 기증받았다고 19일 밝혔다. 앞서 윤 회장 유족은 해외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환수하는 조건으로 국립중앙박물관회에 기부금을 출연했고, 박물관회는 일본 교토에 거주하는 개인이 소장한 두 작품을 조사하고 외부 자문위원 검토를 받아 구매를 결정했다. 이처럼 기부금으로 박물관이 필요한 작품을 구입해 기증하는 방식은 국립중앙박물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회화가 16세기 중반 작품이라는 근거는 ‘총석정도’ 상부 발문에 나오는 ‘홍군 덕원’(洪君德遠)과 정사년 봄을 의미하는 ‘정사춘’(丁巳春)이라는 문구다. 김세원 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홍군 덕원은 본관이 남양인 홍연(洪淵)이라는 인물로 보인다”며 “그는 1546년 사마시에 합격했고 1551년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했다는 점에서 정사년은 1557년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발문에 따르면 신원이 파악되지 않는 상산일로(商山逸老)와 홍연은 금강산과 관동 지역을 유람하고 유산록(遊山錄)을 작성했으며, 시간이 흐른 뒤 몇몇 명승지를 그려 병풍을 만들었다.

상산일로는 “옛사람들이 산수 속에 구름처럼 누워서 세상일에 간여하지 않았던 것을 볼 적마다 그 고매하고 탁월함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경지였다”며 “내 다시는 갈 수 없지만,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 풀리지 않는 그리움을 자위할 따름”이라고 적었다.

‘경포대도’는 죽도(竹島)와 강문교(江門橋)에서 시작해 경포호를 넘어 경포대와 오대산 일대를 올려보는 구도로 그렸다.

두 작품을 실견한 원로 미술사학자 안휘준 서울대 명예교수(전 문화재위원장)는“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16세기의 대표적인 실경산수화로, 이러한 작품은 한번 보는 인연도 맺기 힘든 그림”이라 말했다.

한편, 중앙박물관은 23일 개막하는 특별전 ‘우리 강산을 그리다: 화가의 시선-조선시대 실경산수화’에서 두 그림을 공개한다. 오는 31일에는 ‘조선 전기 실경산수화의 전통과 관동명승도’를 주제로 강연회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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