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메르스 '음성→양성' 됐지만 재발은 아니다?

메르스 유전자 검사 민감성 높은 대신 '가짜 양성'도 많아
의료계, 숨어있던 '데드 바이러스' 조각 가능성 제기
  • 등록 2015-10-13 오후 5:01:36

    수정 2015-10-13 오후 5:01:36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유독 국내에서만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관련 특이 케이스가 계속해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사실 의료계 내에서도 메르스 마지막 환자 재발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끝난 줄 알았던 메르스 악몽이 재현됐다. 지난 3일 퇴원한 마지막 환자가 메르스 양성 진단을 받아 재차 병원에 입원했다. 관련 접촉자 61명은 격리조치 됐다. 결국 오는 29일로 예정됐던 메르스 공식 종료일은 11월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이로써 한국은 메르스와 관련해 부끄러운 타이틀을 또 하나 얻게 됐다. 메르스 감염자 최장기간 치료 기록과 퇴원 환자가 재입원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번에 다시 메르스 양성을 보인 80번 환자(남·35)는 혈액암의 일종인 림프종을 앓고 있다. 발열 등 증상이 나타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아 2차례에 걸친 메르스 검사에서 양성으로 재확인, 결국 국가지정 격리병원인 서울대병원으로 전원됐다. 질병관리본부는 “환자 채내에 있던 극소수의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된 것으로, 감염력은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해명했다. 즉, 활동성과 생존능력(Viability)이 없는 ‘데드 바이러스(Dead Virus)’ 조각이 이달 초 퇴원 당시에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기저질환이 악화되면서 폐에서 다시 발견됐다는 것이다. 다만 바이러스가 살아있지 않기 때문에 추가 감염 우려는 없다는 설명이다.

메르스 유전자 검사에 사용되는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기법은 환자의 객담(가래) 등에서 핵산(유전물질)을 추출, 그 양을 증폭시킨 뒤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특정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포함됐는지 확인한다. 활동성이 없고, 아주 작은 바이러스 조각까지 잡아내 증폭시키는 만큼 민감성이 좋은 반면 ‘가짜 양성’이 많다는 단점도 있다. 이번 마지막 환자 케이스도 숨어있던 ‘데드 바이러스’ 조각일 수도 있다고 추정하는 이유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도 정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서울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결핵과 같은 만성질환에서는 검사 결과가 뒤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급성호흡기증후군에서는 매우 특이한 케이스”라며 “현재 발견된 바이러스 조각에 대해 정밀한 검사를 해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에서 발견되지 않은 메르스 특이 환자가 국내에서만 연속해서 발견되고 있다”며 “우연의 연속인지 운이 없는 것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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