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줄 알았던 메르스 악몽이 재현됐다. 지난 3일 퇴원한 마지막 환자가 메르스 양성 진단을 받아 재차 병원에 입원했다. 관련 접촉자 61명은 격리조치 됐다. 결국 오는 29일로 예정됐던 메르스 공식 종료일은 11월 이후로 미뤄지게 됐다.
이로써 한국은 메르스와 관련해 부끄러운 타이틀을 또 하나 얻게 됐다. 메르스 감염자 최장기간 치료 기록과 퇴원 환자가 재입원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 것이다.
메르스 유전자 검사에 사용되는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기법은 환자의 객담(가래) 등에서 핵산(유전물질)을 추출, 그 양을 증폭시킨 뒤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특정 바이러스의 유전정보가 포함됐는지 확인한다. 활동성이 없고, 아주 작은 바이러스 조각까지 잡아내 증폭시키는 만큼 민감성이 좋은 반면 ‘가짜 양성’이 많다는 단점도 있다. 이번 마지막 환자 케이스도 숨어있던 ‘데드 바이러스’ 조각일 수도 있다고 추정하는 이유다.
그러나 의료계에서도 정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서울 한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결핵과 같은 만성질환에서는 검사 결과가 뒤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급성호흡기증후군에서는 매우 특이한 케이스”라며 “현재 발견된 바이러스 조각에 대해 정밀한 검사를 해보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해외에서 발견되지 않은 메르스 특이 환자가 국내에서만 연속해서 발견되고 있다”며 “우연의 연속인지 운이 없는 것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며 쓴웃음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