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vs 아프간 저항군, 역사적 항전지서 대치

아프간 북부 판지시르 계곡서 협상·교전 이어가
탈레반, 저항군에 軍공격 위협하며 "새정부 합류" 압박
저항군 "한자리 주겠다는 제안…無포용에 끝까지 저항"
  • 등록 2021-08-30 오후 4:09:50

    수정 2021-08-30 오후 4:28:18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북동부 판지시르(Panjshir ) 지역에서 저항군을 압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판지시르 계곡은 아프간 수도 카불 북족 힌두쿠시 산맥에 위치해 있으며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역사적 항전지다.

국민 영웅으로 불리는 고(故) 아흐마드 샤마수드의 아들 마수드 주니어, 야신 지아 전 아프간 육군참모총장 겸 국방부 차관 등을 비롯해 도피한 아프간 정부군 잔존 병력, 1980년대 소련에 항전했던 판지시르 민병대 수천명이 민족저항전선(NRF)이란 이름 하에 이 곳에 거점을 두고 탈레반에 저항하고 있다. 아프간 제1부통령이었던 암룰라 살레도 판지시르에 몸을 숨겼다.

탈레반은 저항군 지도자들에게 새 정부에 합류하라고 압박하고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 군사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판지시르 지역의 저항군들이 가족과 연락할 수 없도록 전화와 인터넷도 차단했다.

저항군 측은 자신들의 원하는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이를 거부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저항군은 이슬람 샤리아법에 대한 해석 확산을 제한하기 위한 ‘권력분담’ 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탈레반은 지난 15일 카불을 점령한 뒤 “포용적인 아프간 정부를 꾸릴 것”이라며 자신들에 반하는 자들을 새 정부에 끌어들이겠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하지만 영국 런던 주재 아프간 대사를 지냈던 저항군 지도자 아흐마드 왈리 마수드는 “탈레반은 (지도자들에게) 새 정부 내 한 자리를 제공하겠다고 한다. 그게 그들이 제안하는 전부다. 이는 아프간에 전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저항군 측 대변인인 알리 마삼 나자리도 “그들(탈레반)은 양보할 의사가 없다. 우리는 포용적이지 않은 그 어떤 유형의 정치 체제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들었다.

외신들은 이번 대치 상황에 대해 한목소리로 “탈레반이 집권한 이후 아프간 내 모든 주요 집단을 대표하는 포용적 정부를 추구한다는 주장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측은 대화와 협상을 계속 시도하고 있지만 좀처럼 진전이 없어 교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계곡 바로 밖에서 한 차례 교전이 있었다고 WSJ는 전했다.

NYT는 저항군이 판지시르 계곡을 거점으로 반탈레반 운동을 확산해 궁극적으로 탈레반을 물리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지만, 장기전이 될 수록 불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1980~1990년대 계곡 입구에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면서 이전보다 넓어져 방어가 어려워졌고, 마땅한 보급로가 없어 외부 지원이나 자원 조달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아프간 주재 러시아 대사 드미트리 쥐르노프는 “탈레반은 판지시르를 하루, 어쩌면 수시간 내 점령할 수 있지만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해 그러한 행동을 하지는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나자리 대변인은 “우리는 저항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탈레반이 도발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면 저항세력이 확산할 것이며 판지시르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지나 27일 미 의회에서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과 마이크 월츠 하원의원은 왈리 마수드와 암룰라 살렘을 합법적인 아프간 정부로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두 의원은 성명에서 “이 지도자들은 아프간 국민들의 자유를 위해 남아서 싸우며 극단주의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그들은 아프간에 남겨진 미국인과 동맹국, 그리고 탈레반 통치로부터 자유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판지시르 계곡에 안전한 피난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그림 같은 티샷
  • 홈런 신기록 달성
  • 꼼짝 마
  • 돌발 상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