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 후보자로 ‘극우’ 성향의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을 내정하면서 벌써부터 논란이 되고 있다. 5·16은 혁명이라거나 12·12는 구국이라고 추켜세우는 등 편향적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전력 탓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의 집중 포화가 예상된다. 신 후보자는 15일 오전 국방부 청사 인근 육군회관에 꾸려진 후보자 사무실로 첫 출근할 예정이다.
신 후보자는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과거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저는 쿠데타는 절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고, 대한민국 현실에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신 의원은 지난 2019년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5.16은 ‘혁명’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1961년 5월 1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주도로 육군사관학교 8기생 출신 군인들이 제2공화국을 폭력적으로 무너뜨린 군사정변이란 게 역사적 평가다. 또 1979년 12월 12일 전두환·노태우 등이 이끌던 군부 내 사조직 ‘하나회’ 중심의 신군부가 일으킨 군사반란에 대해서도 ‘나라를 구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뉘앙스로 발언했다.
특히 신 후보자는 과거 ‘태극기 집회’ 등에서 “2016년 촛불은 반역”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간첩’으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모세’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신 후보자는 “그때 (방송에서) 쿠데타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앞뒤 맥락을 좀 자르고 이야기한 것 같다”며 “저는 그(12·12)에 관한 대법원 확정판결과 정부 공식 입장을 100% 지지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서도 “법적 판단이 나오지 않았느냐”고 답했다. 문 전 대통령 비난 발언과 관련해선 “각 개개의 발언에 대해서 제가 정리해서 청문회 중이나 직전에 충분히 국민께 설명 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공인 신분이 되기 전에는 여러 정치적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겠지만 국회의원이 되고 더구나 앞으로 국무위원이 된다면 개인적 사견이 아닌 정부의 공식적 견해, 우리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는 행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 미필자가 앞으로 국가지도자가 되는 것에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신 후보자의 과거 인터뷰도 회자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군 미필자가 국가지도자가 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편협한 인식을 가진 후보자가 어떻게 군 미필 대통령 마음에 들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후보자가 과거 보여준 극우적 언사에 비춰볼 때 군의 정치적 중립성이 근본적으로 훼손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신 후보자는 홍범도 장군에 대해 ‘뼛속까지 빨간 공산당원’이었다고 비판한 바 있어 장관 취임 이후 육사 내 홍 장군 흉상뿐만 아니라 국방부 청사 앞 흉상 역시 철거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군 잠수함 ‘홍범도함’에 대한 개명 작업도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 차기 국방부 장관에 내정된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도착해 의원실 앞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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