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하는 마음에 카카오택시 앱을 받아봤다. 간단한 등록절차를 거치니 자동으로 내 위치가 잡혔다. 목적지를 입력하고 호출 버튼을 누르자마자 택시기사 정보와 위치까지 실시간으로 떴고 단 4분 만에 택시가 도착했다. 신세계였다.
택시기사들은 메르스 때문에 손님이 뚝 끊겼는데 그나마 카카오택시 덕에 장사가 된다며 반색했다. 요즘 택시를 타면 그동안 네비게이션조차 버거워하던 중년의 택시기사들이 운전석 바로 옆에 카카오택시 앱을 띄워놓고 있다. 하루 수입에 직결되는 IT 기술은 택시기사들이 직접 돋보기를 끼고 앱을 받게 만들었다. 기사회원 8만명, 누적콜수 220만건. 카카오택시가 두 달 만에 이뤄낸 결과다.
원조 아이디어를 제공한 우버는 맥울 못춘 반면 뒤늦게 뛰어든 카카오택시가 승승장구한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 업계와 어떻게 조화를 이뤄 파이를 나눠먹을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했기 때문이다.
이는 비단 택시앱 뿐 아니라 뒤늦게 업계에 뛰어든 모든 기업에 시사점을 던져준다. 애플은 최근 음원 스트리밍서비스 ‘애플 뮤직’을 출시했다. 업계 선두인 스포티파이보다 9년이나 늦은 셈이다. 경쟁사들보다 더 많은 로열티를 음반회사들에게 지급한다는 전략을 갖고 나온 애플이 과연 업계에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