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자수첩]카카오택시와 애플뮤직

  • 등록 2015-06-16 오후 5:37:17

    수정 2015-06-16 오후 5:37:17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며칠 전 밤늦게 택시를 탈 일이 있어 콜택시 두 곳에 전화를 걸었다. 상담원과 연결될 때까지 기다려 목적지를 말했지만 ‘근처에 빈 차가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카카오택시 앱을 받아봤다. 간단한 등록절차를 거치니 자동으로 내 위치가 잡혔다. 목적지를 입력하고 호출 버튼을 누르자마자 택시기사 정보와 위치까지 실시간으로 떴고 단 4분 만에 택시가 도착했다. 신세계였다.

택시기사들은 메르스 때문에 손님이 뚝 끊겼는데 그나마 카카오택시 덕에 장사가 된다며 반색했다. 요즘 택시를 타면 그동안 네비게이션조차 버거워하던 중년의 택시기사들이 운전석 바로 옆에 카카오택시 앱을 띄워놓고 있다. 하루 수입에 직결되는 IT 기술은 택시기사들이 직접 돋보기를 끼고 앱을 받게 만들었다. 기사회원 8만명, 누적콜수 220만건. 카카오택시가 두 달 만에 이뤄낸 결과다.

사실 카카오택시는 택시앱으로 치자면 후발주자에 속한다. 전세계 차량공유앱의 원조격인 우버는 이미 5년 전 창립해 기업가치가 55조원에 달한다. 하지만 우버의 한국 성적표는 초라하다. 불법 논란을 빚다 지난 3월 콜택시 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사업을 철수했다.

원조 아이디어를 제공한 우버는 맥울 못춘 반면 뒤늦게 뛰어든 카카오택시가 승승장구한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 업계와 어떻게 조화를 이뤄 파이를 나눠먹을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했기 때문이다.

카카오택시는 출시 전 정부나 택시업계와 활발한 대화를 통해 업무제휴를 맺는 등 시장 저항을 최소화했다. 기술 발전을 통해 모두가 공생할 수 있다는 믿음을 던져준 게 주효했다. 우버가 시장 진출 초기 택시업계의 밥그릇을 뺏어간다는 위화감을 조성하면서 시장 정착에 실패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는 비단 택시앱 뿐 아니라 뒤늦게 업계에 뛰어든 모든 기업에 시사점을 던져준다. 애플은 최근 음원 스트리밍서비스 ‘애플 뮤직’을 출시했다. 업계 선두인 스포티파이보다 9년이나 늦은 셈이다. 경쟁사들보다 더 많은 로열티를 음반회사들에게 지급한다는 전략을 갖고 나온 애플이 과연 업계에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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